유가증권시장 상장사 이스타코의 회장이 회사 주가가 급등한 틈을 타 대규모 차익 실현을 했다. 가수 싸이 테마 바람을 타고 고공행진을 한 이스타코는 최근 회장의 정치 행보로 이목을 끌었다.

정치·싸이 '테마' 바람탄 이스타코…회장이 수십억 차익매도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김승제 이스타코 회장은 지난 14일부터 이틀에 걸쳐 총 30만 주(지분 0.70%)를 장내 매도했다. 처분금액은 10억4900만 원에 달한다.

김 회장은 지난달 28일 8년 만에 지분 매도에 나선 이후 꾸준히 주식을 팔고 있다. 지금까지 총 221만4090주(5.17%)를 처분해 77억5300만 원을 손에 쥐었다. 최대주주인 김 회장 지분은 현재 1781만5922주(41.57%)으로 줄어든 상태다.

이번 지분 매도로 시세 차익은 최소 50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스타코 주가는 최근 두 달 사이 급등 양상을 보여 60% 가까이 치솟았다. 지난 4일엔 장중 3700원으로 연중 최고가를 찍었다.

회사 측은 "회장의 지분 매각은 유통물량 확보 차원에서 이뤄진 것"이라며 "주가가 회사 실적이나 기업 가치와는 무관한 이슈로 급등해 부정적인 영향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 분양을 주요 사업으로 하는 이스타코는 '싸이 테마주'로 묶여 싸이의 컴백설이 돌 때마다 들썩였다. 자회사가 지난 2012년 빌보드코리아와 양해각서(MOU)를 맺은 연관성 때문인데 이미 이 계약은 만료된 상태다. 실적의 경우 지난해 미분양 물량 해소로 245억 원 흑자전환에 성공했으나 일회성 호재로 봐야한다는 게 이스타코 입장이다.

회사 관계자는 이 회장의 주식 처분액 사용처에 대해선 "개인 용도로 활용돼 알 수 없다"고 밝혔다.

김승제 회장은 회사 경영 뿐 아니라 대외활동에 활발한 모습을 보여왔다. 지난 2월엔 새누리당 구로갑조직위원장으로 임명돼 정치 행보로 관심을 모았다.

조직위원장은 지방선거 등에서 지역 조직을 이끌고 차기 총선에서도 공천받을 가능성이 큰 자리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그는 2009년 바르게살기운동중앙협의회 총회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2002년엔 학교법인 국암학원(은광여고·은성중학교)을 인수해 현재까지 이사장직을 맡고 있다.

이날 오전 9시23분 현재 이스타코는 전날보다 170원(5.18%) 떨어진 3115원에 거래되고 있다.

한경닷컴 이하나 기자 lh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