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동욱 사태’와 관련된 부장급 검사들이 잇따라 옷을 벗은 가운데 최근 사표를 제출한 박은재 부산고검 검사(47·사법연수원 24기)가 법무법인 율촌에 합류한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박 검사는 사표가 수리된 후 내달부터 법무법인 율촌에서 변호사로 활동하기로 했다.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한 후 1998년 검사 생활을 시작한 박 검사는 대검 검찰연구관, 대구지검 의성지청장, 법무부 국제형사과장, 서울중앙지검 형사6부장, 대검 미래기획단장 등을 지냈다. 그는 지난해 9월 황교안 법무부 장관이 ‘혼외자 의혹’과 관련해 채 전 검찰총장에 대한 감찰을 지시하자 검찰 내부 통신망 ‘이프로스’에 “누구보다 소신 있게 검사생활을 하셨던 장관님이 이 상황에서 검찰총장 감찰지시라니요”라며 이를 비판하는 글을 올린 바 있다. 이후 인사에서 부산고검 검사로 전보되면서 ‘좌천성 인사’가 아니냐는 얘기가 나왔다. 박 검사는 “이미 20여년간 공직에 몸 담아 온만큼 오랫동안 명예퇴직을 생각해 왔다”며 “한 달 정도 휴식을 가진 뒤 변호사로서 활동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채 전 총장의 내연녀 의혹을 받은 임 여인을 수사했던 곽규택 전주지검 부장검사(44·25기)도 최근 사표를 제출하고 고향인 부산에서 변호사 개업을 하기로 했다. 1999년 검찰에 합류해 대검 검찰 연구관, 법무부 국제형사과 검사, 춘천지검 속초지청장, 대검 범죄정보1담당관 등을 거친 그는 지난해 서울중앙지검 형사6부장으로 근무하면서 임 여인의 변호사법 위반 혐의 등을 수사했다. 그는 “부산에서 활동을 하는 한편 고령인 부모님들을 간호하며 당분간 지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앞서 채 전 총장의 ‘호위무사’를 자처하며 지난해 사표를 냈던 김윤상(46·24기) 당시 대검 감찰1과장은 현재 법무법인 현 서초사무소에 소속돼 있으나 조만간 개업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과장과 박 검사는 연수원 동기이자 지난해 서울 중앙지검에서 함께 근무해 절친한 사이다.

정소람 기자 r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