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민호사학연금 자본운용관리단장 "해외 자산 비중 3년내 두 배로 늘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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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금 릴레이 인터뷰 (3)
외부인재 영입해 투자팀 신설
뉴욕·런던 '외곽 부동산' 투자
해외PEF·셰일가스 MLP도 추진
헤지펀드 투자여부 연내 결정
외부인재 영입해 투자팀 신설
뉴욕·런던 '외곽 부동산' 투자
해외PEF·셰일가스 MLP도 추진
헤지펀드 투자여부 연내 결정
▶마켓인사이트 4월16일 오후 1시50분
“올해 대체투자(4000억원)와 해외 주식투자(2700억원)를 가장 많이 늘릴 계획입니다. 저금리 시대에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리스크를 조금 더 감내할 수밖에 없습니다. ”
박민호 사학연금 자금운용관리단장(CIO·최고투자책임자·사진)은 ‘내부에서 승진한 첫 번째 CIO’란 타이틀을 갖고 있다. 작년 5월 취임하면서 지난 5년간 전략투자팀장으로 일할 때 구상했던 것을 하나씩 꺼내며 사학연금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는 평이다.
외부 컨설팅을 통해 해외 투자팀 신설을 결정했고, 관련 투자인력도 영입했다. 박 단장은 “대체투자와 해외투자 확대는 운용 수익률을 높이는 것 외에도 투자 자산을 다변화하는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
시장에선 보수적인 사학연금의 운용 스타일이 바뀌었다고 평가한다. 박 단장은 “사학연금의 국내 채권 투자 비중이 52.6%인 데 반해 해외 자산 비중은 7.5%에 불과하다”며 “국민연금(19.3%)의 절반 수준에도 못 미치는 만큼 투자대상을 다변화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2017년까지 해외 자산 비중을 16%로 두 배 이상 늘리겠다”는 중장기 운용전략을 밝혔다.
그러나 “해외투자를 하더라도 도심 지역의 대형 빌딩은 피할 방침”이라고 박 단장은 설명했다. 그는 “런던이나 뉴욕 같은 대도시 요지에 있는 부동산값은 이미 많이 올랐다”며 “미국 주요 지역 부도심이나 독일의 오피스 빌딩처럼 한 단계 낮은 수준의 세컨티어(second tier) 부동산으로 투자 대상을 차별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밖에도 투자대상을 다변화하는 데 힘을 쏟는 중이다. 펀드오브펀드 형태로 운용되는 해외 사모공동투자펀드나 셰일가스 운송·정제·저장설비에 투자하는 마스터합자회사(MLP·Master Limited Partnership)에 대한 투자도 국내에서 처음으로 추진하고 있다. 박 단장은 “연내 헤지펀드에 대한 투자도 결정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박 단장은 국내 주식시장에 대해 다소 낙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그는 “작년 말과 비교할 때 상대적으로 국내시장의 전망이 밝아 보인다”며 “코스피지수가 1900~2050 사이에 갇혀 있는 박스권 장세가 올 하반기엔 끝날 가능성이 있다”고 예측했다.
사학연금이 보유한 국내 주식은 총 2조9000억원(25.4%) 규모로 전체 자산(11조3500억원)에서 국내 채권(52.3%) 다음으로 큰 비중을 차지한다.
해외 주식시장에 대해서는 “이머징마켓(신흥시장)도 나쁘지 않지만 선진국 시장에 관심을 두고 있다”며 “주가가 조정을 받을 때 분산 매입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사학연금은 올해 1~2월 주요 선진국 주가가 단기적으로 하락했을 때도 1400억원 안팎을 추가 투자했다.
박 단장은 채권시장에 대해서도 “연초까지만 해도 미국 중앙은행의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으로 금리가 빨리 올라갈 수 있다고 관측했지만 현재 시점에서는 속도가 둔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며 “하반기가 되면 해외 채권시장에서도 투자 기회가 열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박 단장의 취임 첫해(2013년) 성적표(수익률)는 3.94%. 목표 수익률(5.30%)에 못 미쳤지만 조급해하는 모습을 전혀 볼 수 없다고 직원들은 귀띔했다.
도병원 사학연금 투자전략팀장은 “내부 출신이 CIO가 되면서 직원 간 커뮤니케이션이 활발해졌다”며 “사기와 자신감이 높아지면서 가시적인 성과를 낼 수 있다는 기대감이 크다”고 말했다.
좌동욱/황정수 기자 leftk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