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가 침몰한 전남 진도 해상에는 선체 인양 작업을 위해 총 5척의 해상크레인이 투입될 예정이다. 대우조선해양의 3200t급 ‘옥포 3600호’가 지난 17일 밤 사고 해역에 도착한 데 이어 삼성중공업 소속 3600t급 ‘삼성2호’ 등 크레인 세 척이 18일 진도 해역에 접근했다. 국내 최대 크기의 8000t급 크레인인 삼성중공업 ‘삼성5호’는 이날 경남 거제를 출발해 20일 사고 해역에 도달할 것으로 보인다.

세월호 인양을 총지휘하고 있는 해상 공사 업체 ‘언딘’의 박영모 이사는 “선체 인양은 구조 작업이 끝난 다음에 이뤄질 것”이라며 “크레인으로 선체를 물 밖으로 들어 올려 생존자를 구하는 작업은 여러 가지로 위험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인양 작업의 첫 단계는 크레인을 움직이지 않도록 고정하는 계류 작업. 하지만 쉽지 않을 전망이다. 사고 해역 바닥은 암반 지역이고 물살도 빨라 크레인을 바닥에 고정시키기 힘들다는 것이다.

선체를 인양하려면 또 잠수부들이 선체에 쇠줄을 연결해야 하는데 이 작업 역시 만만찮다.

세월호가 워낙 무겁다는 것도 변수다. 국내 최대 여객선인 세월호는 자체 중량만 6825t에 선체에 실은 화물ㆍ자동차, 차오른 물의 무게까지 합하면 1만t을 훌쩍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박 이사는 “크레인 다섯 대가 한 번에 선체를 들어 올리자는 주장이 있지만 균형이 제대로 맞지 않아 인양 작업 중에 떨어지면 생존자들이 더 위험해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2010년 침몰한 천안함의 경우 규모(1200t급)가 세월호의 5분의 1에 불과했고, 선체가 두 동강 나 인양작업 때 중량 부담도 절반으로 줄었다. 국내에서는 아직 6000t 이상의 선박을 인양해본 경험이 없다. 천안함은 함미 인양이 사건 발생 21일 만에, 함수 인양은 30일 만에 마무리됐다.

진도=김우섭 기자 du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