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 "교육부장관입니다" 귓속말…유족 "대체 어쩌라고" 분노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서남수 교육부 장관이 여객선 침몰 사고로 희생된 학생 빈소를 방문한 자리에서 유족을 자극했다가 격한 항의를 받는 망신을 당했다.
18일 오후 6시께 안산의 한 장례식장에 마련된 단원고등학교 학생 이모 군의 빈소에 서 장관이 수행원 3~4명을 대동하고 나타났다.
이 가운데 한 수행원이 서 장관보다 몇 걸음 먼저 빈소 앞에 다가가 유족에게 입구 쪽을 가리키며 "교육부장관님 오십니다"라고 귓속말을 건넸다.
눈시울을 붉힌 채 무너지듯 벽에 기대 있던 이 유족은 곧바로 수행원을 향해 "어쩌란 말이냐. 장관 왔다고 유족들에게 뭘 어떻게 하라는 뜻이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윽고 도착한 서 장관이 조문하는 동안에도 유족은 "겨우겨우 가슴에 묻으려고 이렇게 애를 쓰는데 우리더러 뭘 더 어떻게 하라는 것이냐"며 수행원을 몰아붙였고 이군 빈소 앞에 유족과 조문객들이 하나둘 모여들었다.
조문을 마치고 나온 서 장관은 이들에 둘러싸인 채 "죄송합니다. 제가 대신 사과하겠습니다"라고 짧게 말하고 바로 장례식장을 빠져나갔다.
서 장관은 장례식장을 빠져나오자마자 문제의 수행원을 질타했지만 유족들은 이미 또 한 번 마음의 상처를 입은 뒤였다.
이에 앞서 유족의 편의를 돕고자 경기도교육청에서 파견 나온 직원들이 장례식장 입구에 서 있다가 서 장관의 모습이 보이자 90도에 가깝게 허리를 숙여 눈살을 찌푸리게 하기도 했다.
한경닷컴 뉴스팀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