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의 분업구조를 일컫는 ‘차이메리카’ 시대가 저물고 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으로 촉발된 대결 구도는 외교, 경제, 기술, 안보, 정보, 이데올로기, 소프트 파워에 이르기까지 다중적이고 포괄적으로 만들어지고 있다. 출범을 눈앞에 둔 트럼프 2기 행정부는 무역 제재, 고율 관세부터 남중국해와 타이완에서의 군사적 경쟁까지 1기 때보다 중국에 대해 더 강한 압박할 기세다. 반면 중국은 코로나19 봉쇄를 거치면서 4년 전보다 경제적 기반이 더 약해지고 있다. 돌아온 트럼프와 중국의 두 번째 패권 경쟁은 과연 어떤 결과를 초래할 것인가. <차이나 크라이시스>는 미국과 더불어 G2로 위상을 구가하는 중국이 트럼프 2기 정부의 출범과 함께 위기를 맞게 될 것이라고 진단하는 책이다. 방송사의 중국 특파원으로 베이징과 선양에서 일한 저자는 지난 10년간 중국 전역을 다니며 취재한 기록을 담았다. 권력 집중, 부의 불평등, 경기 침체, 신냉전 초래 등 중국이 안고 있는 내·외부 문제가 망라됐다. 글로벌 수요 둔화와 2018년부터 시작된 미중 무역전쟁으로 해외 의존도가 높은 중국의 제조업은 이미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저자는 제조업과 첨단기술, 금융 중심지인 광저우에서 매년 열리는 ‘캔톤페어’의 모습을 보여준다. 잠실운동장 15개 크기의 대형 전시장들이 꽉꽉 찼던 과거와 달리 미국 바이어들이 줄며 썰렁해졌다. 세계의 공장이라 불리는 광저우 옆의 둥관은에는 텅 빈 창고와 불 꺼진 공장 건물이 넘친다. 팬데믹의 영향으로 상당수 중소 제조업체들이 도산하거나 폐업했다. 시진핑 주석은 2021년 고속성장에 따른 부작용인 도농 격차, 소득 불평
클래식 음악사를 빛낸 작곡가들에게는 열렬한 후원자가 있었다. 하이든은 에스테르하지 가문과 깊은 인연을 맺었고 베토벤은 루돌프 대공, 차이콥스키는 폰 메크 부인의 지원을 받았다. 이들은 단순한 후원자와 예술가의 관계를 넘어 서로의 비전을 공유하며 인간적 유대와 우정을 쌓아 나갔다. 한국 음악계에서도 후원자와 예술가가 만나 시너지를 내는 사례가 있다. 피아니스트 한상일과 청담동 피부과 '살롱드닥터튠즈'의 나지혜 대표 원장도 그 중 하나다. 클래식 음악애호가인 나 원장은 한상일 협회장이 맡고있는 비영리단체 '아시아 퍼시픽 피아니스트 협회'(PAPA)의 연주 활동을 후원하고 있다. 또, 병원에 마련된 라운지를 협회 음악가들을 위한 살롱 콘서트장으로 활용중이다. 지난달 피아니스트 한상일과 나지혜 대표 원장을 한 자리에서 만났다. ▷매우 사적인 후원 관계인 것 같아요. 두 분은 어떻게 만나게 되셨나요.한 : 나 원장님은 제 오랜 지인의 가족이에요. PAPA를 만든다고 하니까 그 지인이 원장님을 소개해 주셨어요. 원장님이 워낙 클래식 애호가니까 서로 알고 지내면 좋겠다 싶었던거죠. 저희 PAPA를 원장님께서 도와주신다고 하셔서 더 탄력을 받게 됐어요. 나 : 유럽이나 미국의 학회에 가면 꼭 짬을 내서 오페라, 콘서트를 다녀와요. 어릴 때 피아노로 예원학교에 입학하고 싶었는데, 매일 3~4시간 넘게 피아노를 쳐야한다는 거예요. 깔끔히 포기했죠(웃음). 연주회에 가면 팜플렛에 후원자 명단이 뜨잖아요. 세종솔로이스츠 공연을 보러갔더니 1억원 넘게 후원한 사람들도 많더군요. 피아니스트가 되진 못했지만, 저도 그런 명단에 이름을 올려보고 싶었어
올해 골든 글로브 시상식은 넷플릭스 작품 '에밀리아 페레즈'와 A24 작품 '브루털리스트' 두 작품이 휩쓸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에밀리아 페레즈'는 성전환 수술을 받고 여자가 되는 변호사, 리타의 이야기를 다루는 뮤지컬 영화다. 영화는 뮤지컬 부문에서 최고 작품상과 여우 주연상(조이 살디나)을 포함 총 네 개의 주요 부문을 수상했다.또 다른 화제작 '브루털리스트'는 세 시간 반에 가까운 러닝타임의 에픽 영화로 홀로코스트 생존자가 미국으로 이민을 와서 건축가로 성공하는 과정을 그린다. 영화는 최고 작품상과 남우 주연상(에이드리안 브로디), 최고 감독상을 포함 네 개의 주요 부문을 수상했다. 두 작품 모두 3월에 열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가장 활약이 기대되는 유력 후보작이기도 하다.넷플릭스 제작의 작품과 A24 제작의 작품이 나란히 올해 골든 글로브의 메이저 키워드가 되었다는 사실은 현재의 미디어 산업의 지형에서 주목해야 할 기록이다. 이들의 활약은 넷플릭스는 배급과 스트리밍 뿐에 더해 제작사로서 명실상부 할리우드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가진 기업으로 자리를 잡았다는 방증, 그리고 상업영화의 일반 관객보다는 시네필들에게 인정을 받았던 아트하우스 영화들에 집중하던 A24는 폭스나 파라마운트 등의 전통 할리우드 스튜디오에 밀리지 않는 메이저 제작사로 부상했다는 증거이다.그 외 주목할 만한 수상이라면 '서브스턴스'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데미 무어를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사랑과 영혼'의 청초한 몰리 역할로 국내에서도 사랑받았던 그녀는 꽤 오랜 시간 동안 할리우드의 메인 여배우로 활약했지만, 이번 여우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