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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객선 세월호 침몰 사고 희생자를 애도하는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대기업들도 자중·자숙 모드에 들어갔다. 많은 기업들은 잡혀 있던 외부행사 일정을 연기했으며, 임직원들이 골프나 음주를 자제하도록 유도하는 기업들도 늘고 있다.

일부 기업은 소셜미디어(SNS)에 글을 올릴 때도 신중을 기하도록 임직원에게 당부하는 등 자칫 추모 분위기를 해치는 일이 없게 각별한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그룹은 여객선 침몰 사고 다음날인 17일 전 계열사에 골프와 지나친 음주, 외부행사를 자제하라는 지침을 내려보냈다. 3개월여 만에 귀국한 이건희 회장은 공항에서 사고 관련 보고를 받고 애도를 표한 직후 지침이 전달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달 25일 육군사관학교에서 열릴 예정이던 '열정樂서'도 무기한 연기됐다. 열정樂서는 삼성그룹이 4년째 진행하고 있는 대학생 토크콘서트다.

LG그룹은 대부분 계열사가 외부 행사를 자제하는 분위기다. LG전자가 후원하는 손연재의 리듬체조 갈라쇼 'LG휘센 리드믹 올스타즈 2014' 행사도 당초 26,27일로 예정됐으나 올 하반기로 연기됐다.

SK그룹은 추모 분위기 조성에 세심하게 신경을 쓰고 있다. SK텔레콤은 17일부터 연예인이 등장하는 일부 통신서비스 광고를 중단했다. SK증권은 23일부터 진행하려던 금융 고객 대상 이벤트를 무기한으로 미뤘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연례 체육대회를 취소하고 올해는 대회를 열지 않기로 했다. 대한상공회의소도 주요 행사를 연기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골프와 회식을 취소하기로 한 대기업의 한 임원은 "어떻게 이런 사고가 일어날 수 있는지 모르겠다" 며 "국가적인 참사인 만큼 자숙하고 실종자들의 구조를 위해 마음을 모으기로 했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