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중해 몰타 고조섬, 지중해 지킨 '巨石 신전' 3600년 전 과거를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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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타는 본섬인 몰타, 고조, 그리고 두 섬 사이에 자리한 코미노까지 3개의 섬이 모인 지중해의 대표 휴양지다. 제주도의 6분의 1밖에 안 되는 작은 나라지만 아늑한 정취, 고혹적으로 빛나는 중세의 문화유산, 섬나라 특유의 활기를 무기로 전 세계 수많은 여행자의 마음을 훔친다. 그중에서도 고조(Gozo) 섬은 세월을 거스른 예스러운 정서가 포근히 감도는 곳이다.
세월이 빚은 아름다운 해안선
몰타 본섬의 북쪽에 있는 처키와 항에서 배를 탔다. 쪽빛 지중해를 가르고 30분을 달려 도착한 곳은 임좌르 항, 고조섬 여행의 출발지다. 섬의 중앙을 관통하는 도로를 타고 섬의 서북쪽 끝까지 달렸다. 고조섬에서 가장 경관이 아름답다는 드웨이라 베이를 보기 위해서다.
바위산이 침식돼 만들어진 고조섬의 서부 해안은 변화무쌍한 자연 경관으로 유명하다. 울퉁불퉁한 돌길 위에서 넘어지지 않기 위해 정신을 바짝 차리고 ‘시 아치(sea arch)’까지 걸었다. 오랜 침식 작용으로 바위에 창문처럼 구멍이 뚫린 시 아치는 마치 거대한 조각품 같다. 고조 사람들은 이곳을 아주르 윈도라고 부른다. 우리말로 풀면 담청색의 창문이라는 뜻이다. 아주르 윈도 바로 곁에는 바위 절벽의 해식 동굴을 통해 바다와 연결되는 내해가 있다.
치유의 성당, 타피누
타피누 성당은 아주르 윈도에서 동쪽으로 5㎞ 떨어진, 이오니아 해의 푸른 물빛을 한눈에 담을 수 있는 높은 언덕에 자리 잡은 아름다운 성당이다. 1575년 지금의 자리에 세워진 이곳은 소원을 이뤄주는 성당으로도 유명하다. 1800년대 후반, 병든 한 여인이 있었다. 그녀는 하루도 거르지 않고 아픈 몸을 이끌고 성당에서 기도를 올렸는데 어느 날 성녀 마리아의 음성을 듣고 기적처럼 완쾌됐다고 한다. 이후 유럽의 수많은 가톨릭 신자들이 치유의 염원을 안고 타피누 성당으로 몰려들었다.
세계 최고(最古) 건축물, 주간티아 신전
고조섬에는 위대한 문화유산이 있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건축물인 주간티아 신전인데 몰타 본섬의 하자르 임과 더불어 기원전 3600년에 세워진 거석유적이다. 영국의 스톤헨지, 이집트의 피라미드보다 앞서 세워진 이곳은 ‘주간티아’라는 거인이 만들었다는 전설이 전해진다. 신전은 각기 5개의 방과 4개의 방이 있는 두 공간으로 나눠져 있으며 신전 입구에는 제단이 있다. 곳곳에 허물어진 흔적이 역력하고 버려진 듯 황량한 느낌이 들지만, 얼기설기 쌓아 올린 듯 보이는 돌담이 수천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무너지지 않았다는 사실만으로도 그저 신기하다.
신전 입구에 할아버지가 차려놓은 작은 좌판도 동화처럼 아기자기하고 예쁘다. 좌판 위에선 지중해의 햇살을 듬뿍 받고 자란 오렌지, 선인장, 캐러브로 만든 잼과 시럽 병이 반짝반짝 빛나고 있었다.
빅토리아 요새와 구시가지
거인으로 변하지 않은 여행자가 향한 곳은 빅토리아 요새다. 섬의 정중앙, 가장 고지대인 이곳은 주변 열강의 동향을 살필 수 있는 최적의 위치다. 성곽은 몰타 본섬의 임디나와 유사한 구조다. 대성당을 중심으로 시장과 마을이 자리 잡았다. 골목 역시 임디나처럼 미로에 가까울 만큼 복잡하고 좁고 구불구불하다.
라임스톤 성벽의 좁은 골목길 곳곳에서는 레이스를 짜는 할머니들을 자주 만날 수 있다. 몰타의 수공예 레이스는 섬세하고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맛좋은 몰타 와인도 기회가 되면 꼭 맛봐야 한다.
여행팁
인천에서 몰타까지 가는 직항은 없다. 유럽 주요 도시에서 환승하거나 이탈리아 시칠리아에서 페리로 입국하는 방법이 있다. 언어는 영어와 이탈리아어, 몰타어를 두루 쓴다. 통화는 유로를 사용한다. 몰타섬에서 고조섬으로 이동하는 페리는 24시간 운항한다. 간격은 45분에서 1시간으로 유동적이다. 홈페이지(gozochannel.com/)에서 시간표와 가격을 확인할 수 있다.
문유선 여행작가 hellomygrape@naver.com
세월이 빚은 아름다운 해안선
몰타 본섬의 북쪽에 있는 처키와 항에서 배를 탔다. 쪽빛 지중해를 가르고 30분을 달려 도착한 곳은 임좌르 항, 고조섬 여행의 출발지다. 섬의 중앙을 관통하는 도로를 타고 섬의 서북쪽 끝까지 달렸다. 고조섬에서 가장 경관이 아름답다는 드웨이라 베이를 보기 위해서다.
바위산이 침식돼 만들어진 고조섬의 서부 해안은 변화무쌍한 자연 경관으로 유명하다. 울퉁불퉁한 돌길 위에서 넘어지지 않기 위해 정신을 바짝 차리고 ‘시 아치(sea arch)’까지 걸었다. 오랜 침식 작용으로 바위에 창문처럼 구멍이 뚫린 시 아치는 마치 거대한 조각품 같다. 고조 사람들은 이곳을 아주르 윈도라고 부른다. 우리말로 풀면 담청색의 창문이라는 뜻이다. 아주르 윈도 바로 곁에는 바위 절벽의 해식 동굴을 통해 바다와 연결되는 내해가 있다.
치유의 성당, 타피누
타피누 성당은 아주르 윈도에서 동쪽으로 5㎞ 떨어진, 이오니아 해의 푸른 물빛을 한눈에 담을 수 있는 높은 언덕에 자리 잡은 아름다운 성당이다. 1575년 지금의 자리에 세워진 이곳은 소원을 이뤄주는 성당으로도 유명하다. 1800년대 후반, 병든 한 여인이 있었다. 그녀는 하루도 거르지 않고 아픈 몸을 이끌고 성당에서 기도를 올렸는데 어느 날 성녀 마리아의 음성을 듣고 기적처럼 완쾌됐다고 한다. 이후 유럽의 수많은 가톨릭 신자들이 치유의 염원을 안고 타피누 성당으로 몰려들었다.
세계 최고(最古) 건축물, 주간티아 신전
고조섬에는 위대한 문화유산이 있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건축물인 주간티아 신전인데 몰타 본섬의 하자르 임과 더불어 기원전 3600년에 세워진 거석유적이다. 영국의 스톤헨지, 이집트의 피라미드보다 앞서 세워진 이곳은 ‘주간티아’라는 거인이 만들었다는 전설이 전해진다. 신전은 각기 5개의 방과 4개의 방이 있는 두 공간으로 나눠져 있으며 신전 입구에는 제단이 있다. 곳곳에 허물어진 흔적이 역력하고 버려진 듯 황량한 느낌이 들지만, 얼기설기 쌓아 올린 듯 보이는 돌담이 수천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무너지지 않았다는 사실만으로도 그저 신기하다.
신전 입구에 할아버지가 차려놓은 작은 좌판도 동화처럼 아기자기하고 예쁘다. 좌판 위에선 지중해의 햇살을 듬뿍 받고 자란 오렌지, 선인장, 캐러브로 만든 잼과 시럽 병이 반짝반짝 빛나고 있었다.
빅토리아 요새와 구시가지
거인으로 변하지 않은 여행자가 향한 곳은 빅토리아 요새다. 섬의 정중앙, 가장 고지대인 이곳은 주변 열강의 동향을 살필 수 있는 최적의 위치다. 성곽은 몰타 본섬의 임디나와 유사한 구조다. 대성당을 중심으로 시장과 마을이 자리 잡았다. 골목 역시 임디나처럼 미로에 가까울 만큼 복잡하고 좁고 구불구불하다.
라임스톤 성벽의 좁은 골목길 곳곳에서는 레이스를 짜는 할머니들을 자주 만날 수 있다. 몰타의 수공예 레이스는 섬세하고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맛좋은 몰타 와인도 기회가 되면 꼭 맛봐야 한다.
여행팁
인천에서 몰타까지 가는 직항은 없다. 유럽 주요 도시에서 환승하거나 이탈리아 시칠리아에서 페리로 입국하는 방법이 있다. 언어는 영어와 이탈리아어, 몰타어를 두루 쓴다. 통화는 유로를 사용한다. 몰타섬에서 고조섬으로 이동하는 페리는 24시간 운항한다. 간격은 45분에서 1시간으로 유동적이다. 홈페이지(gozochannel.com/)에서 시간표와 가격을 확인할 수 있다.
문유선 여행작가 hellomygrape@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