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사귀환’ 기도하는 서울시장 후보들 > 새누리당의 6·4 지방선거 서울시장 예비후보인 정몽준 의원(왼쪽부터), 이혜훈 최고위원과 새정치민주연합소속 박원순 서울시장이 20일 서울 연세대 노천극장에서 열린 부활절 연합예배에서 세월호 실종자들의 무사 귀환을 위해 기도하고 있다. 연합뉴스
< ‘무사귀환’ 기도하는 서울시장 후보들 > 새누리당의 6·4 지방선거 서울시장 예비후보인 정몽준 의원(왼쪽부터), 이혜훈 최고위원과 새정치민주연합소속 박원순 서울시장이 20일 서울 연세대 노천극장에서 열린 부활절 연합예배에서 세월호 실종자들의 무사 귀환을 위해 기도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치권은 세월호 침몰 사고로 6·4 지방선거와 관련한 얘기는 일절 꺼내지 못하고, 경선 일정도 줄줄이 연기하고 있다. 선거 일정을 제대로 소화할 수 있을지 의구심이 들면서 일각에서는 ‘선거 연기론’이 조심스럽게 흘러나오고 있다.

새누리당은 광역단체장 경선 일정을 1주일씩 재조정한 데 이어 이번 주로 예정한 선거대책위원회 구성도 미루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섣부른 지방선거 관련 행보로 여론의 역풍을 맞을까 우려해서다. 순연됐던 대전시장 경선(25일)도 다시 늦춰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경선 후보자들의 TV토론 일정도 취소되거나 무기한 연기됐다. 모든 방송매체가 세월호 침몰 사고를 생중계하고 있는 상황에서 후보자들을 위한 TV토론을 편성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새누리당은 22일 열 예정이던 ‘세월호 대책특위’ 회의를 사안의 시급성을 감안해 하루 앞당겨 21일 열기로 했다.

새정치민주연합 경기지사 후보들은 27일로 예정돼 있던 경선 일정을 1주일가량 연기해 5월2일 또는 4일에 치르기로 합의했다. 통합신당 창당 과정 때문에 지방선거 준비가 늦었는데 이번 사고로 일정이 더욱 늦어지면서 고심도 깊다. 당 관계자는 “지방선거가 ‘금기어’가 된 상황에서 (경선 연기로 인한) 후보자의 유·불리를 논하는 것도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6·4 지방선거 일정을 조정해 7·30 재·보선과 함께 치르자는 ‘선거 연기론’까지 거론하고 있다. 사고 수습이 장기화되면 선거를 제대로 치르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판단해서다. 하지만 한정애 새정치연합 대변인은 “선거 일정에 대한 논의 자체가 전혀 없는 상태”라며 “선거일을 미루려면 선거법을 개정해야 하기 때문에 실현 가능성이 낮은 이야기”라고 말했다.

한편 새누리당은 재난 상황에서 여러 기관의 공조가 필요한 만큼 재난·재해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재난청’을 신설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사고에서 안전행정부, 군, 경찰 등의 협력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고, 재해대책 기구도 국무총리실과 안전행정부에 각각 존재해 체계를 일원화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해서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