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목포커스] 국내 최고 투자가들이 30일째 산 '동양생명'
'동양그룹 사태' 여파로 보험 해약이 잇따르는 등 곤욕을 치른 동양생명의 주가가 '명예 회복'에 나서고 있다.

동양생명은 먼저 지난달 새로운 CI(기업이미지)를 내놓은 동시에 주요 경영진들이 앞장서 자사주를 매입, 책임경영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내비쳤다.

이를 지켜본 국내 기관투자자들도 동양생명의 주식을 연일 매수, 향후 주가 전망을 밝게 만들고 있다. 경영진과 기관이 주가부양을 위해 손잡은 셈이다.

21일 한국거래소 등에 따르면 기관은 전 거래일인 지난 18일까지 30일째 동양생명 주식을 사들이고 있다.

기관이 이 기간 동안 순매수한 주식 수는 92만7600여 주(약 93억 원)에 달한다.

기관은 지난달 말부터 국내 증시 상승의 커다란 걸림돌이다.

기관은 지난달 27일 이후 현재까지 단 3거래일을 제외하곤 날마다 장내에서 1000~3000억 원 가량 매물을 쏟아내고 있다.

상황이 이러한 가운데 기관이 유독 '러브콜'을 보내고 있는 곳이 동양생명이다. 기관이 20일 이상 매입한 주식은 동양생명과 한국콜마홀딩스(순매수 21일)를 제외하면 우선주뿐이다.

동양생명 역시 주주가치를 높이기 위해 발 벗고 나섰다.

구한서 사장과 김영굉 부사장이 직접 지난달 말 장내에서 1만주와 5000주씩 자사 주식을 매수했다. 구 사장의 평균 매입단가는 9952원, 김 부사장의 경우 9930원으로 나타났다.

동양생명은 당시 "회사의 내재가치에 비해 주가가 저평가 돼 있다고 판단해 경영진이 장내 매수에 나선 것"이라면서 "아울러 책임경영 의지와 주주가치 보호를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지난해 말 동양그룹과 사실상 무관하다는 점을 알리기 위해 공정거래위원회에 계열분리를 신청, 12월 6일 공식적으로 최종 계열분리되면서 동양그룹 영향권에서 완전히 벗어나 있다.

지난달 초 새 CI(기업이미지)도 내놨다. 동양그룹 문제로 진행하지 못해온 LIG손해보험 인수·합병(M&A)에도 예비입찰서를 제출, 본격 인수를 추진 중이다.

2014년 예상 영업실적도 긍정적이다. 동양생명은 올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으로 4조161억 원과 1705억 원, 순이익은 1326억 원으로 각각 전망했다.

대신증권은 지난주 분석보고서에서 동양생명을 '올 1분기 순이익 전망치가 시장 컨센서스를 웃돌 종목'으로 꼽았다.

대신증권은 "지난 1분기 생명보험사의 순이익이 시장 컨센서스 대비 4% 가까이, 전년 동기보다는 15% 증가할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동양생명과 한화생명의 순이익 증가 폭이 크기 때문"이라며 "동양생명의 경우 지난해 보증준비금 추가적립 188억 원과 손상차손 282억 원이 반영돼 기저효과도 상당히 높다"라고 설명했다.

동양생명의 2014년 1분기 순이익은 351억 원(별도)으로 전년 동기 대비 28.3%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순이익 컨센서스는 270억 원. 대신증권은 "동양사태 이후 계열분리와 CI 변경 작업 등이 진행됐고 보장성 신계약의 회복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어 긍정적"이라고 판단했다.

한경닷컴 정현영 기자 j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