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도 등 돌린 '다음'…끝없는 추락 어디까지
국내 포털 2위 '다음'의 위치가 위태롭다.

정보기술(IT) 업계에선 다음의 국내 점유율이 점차 구글에 넘어가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구글이 적극적으로 영향력을 확대하면서 다음이 구글에 밀린다는 설명이다.

다음은 코스닥 시장에서 시가총액 10위권을 내줬다. 지난해 초 까지만 해도 다음은 시가총액 1조5000억 원을 오르내리며 CJ오쇼핑과 함께 시총 2위를 다퉜다. 하지만 현재 다음의 시가총액은 1조 원 안팎으로 시총 11위다. 최근 들어선 엔터테인먼트기업 에스엠에 역전당하기도 하며 코스닥 시장에서 '굴욕'을 맛보고 있다.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다음은 유례없는 부진으로 증권시장과 IT시장에서 불안한 시선을 한몸에 받고 있다.

◆외국인, 올 들어 팔아치운 다음 주식이

전날 주가를 기준으로 다음의 주가는 올초 대비 11.6% 떨어졌다. 지난 2월엔 7만 원 대가 붕괴됐고, 지난 3월엔 6만8400원까지 떨어져 52주 신저가를 나타냈다. 2011년 15만 원대를 가던 주가가 반토막난 셈이다.

외국인도 다음에 등을 돌렸다. 올해 초 까지만 해도 53.05%에 달했던 외국인 비중은 이달 초 48.04%까지 떨어졌다. 외국인 비중이 50%대 아래로 떨어진 것은 지난해 7월 이후 약 9개월 만이다. 외국인은 올 들어 다음 주식을 598억 원 어치 팔아치웠다.

올 1분기 실적도 깜깜하다.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다음의 영업이익 추정치는 165억 원. 전년 동기 대비 26.61%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가에선 다음의 1분기 실적이 역사적인 저점을 형성할 것으로 보고 있다.

메리츠종금증권 리서치센터는 다음의 영업이익률을 9.7%로 추정했다. 한자릿수로 떨어지며 역사적으로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할 것이란 전망이다.

공영규 신한금융투자연구원은 "1분기는 광고비수기이기 때문에 광고 매출 역시도 도움이 되질 못했다"고 분석했다. 영업이익은 시장 기대치를 밑돌 것으로 내다봤다.

◆"다음이 구글에 밀린다"…자존심 금가며 '활력' 바닥

'성장동력(모멘텀) 부재'가 다음 위기의 핵심이다. 게임 등 신규 사업에 대한 투자 확대는 수익성 개선의 발목을 잡고 있다. 지난해 1분기 2300여 명이던 인력은 올 1분기엔 2500명 수준으로 늘어 인건비도 증가했다.

IT업계의 한 관계자는 "다음의 명성에 금이 가기 시작한 것도 내부 직원이 사기를 꺾는데 일조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네이버에도 밀린 다음이 구글에도 밀리기 시작한다는 이미지가 퍼지면서 전반적인 활력이 떨어진 듯 하다"고 귀뜀했다.

한국온라인광고협회가 발표한 '2013 온라인광고 시장규모'에 따르면 구글의 지난해 국내 디스플레이 광고 매출액(6444억 원)은 예상을 깨고 전년보다 7% 상승했다.

반면 상대적으로 디스플레이 광고에 주력하는 다음은 이 기간 0.4% 증가한 2305억 원에 그쳤다. 현재와 같은 성장세론 구글이 올해 다음의 매출액을 넘어설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구글은 모바일 검색 시장에서도 영향력을 꾸준히 확대하고 있다. 지난 2월 첫째주 구글의 모바일 검색 점유율은 11.60%로 다음(11.53%)을 처음 역전했다. 모바일 시장에서 구글에 2위 자리를 내어주는 모양새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모바일 검색, 게임은 물론이고 1분기 광고 실적도 부진하자 다음 내부에서도 고민이 많은 것으로 안다"며 "2분기에는 광고 성수기가 돌아오는 만큼 기대해 볼만 하다"고 분석했다.

한경닷컴 이지현 기자 edi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