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상업은행의 수익성이 최근 10년래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 중앙은행(Fed)의 출구전략에도 불구하고 금리가 오르지 않고 있어서다.

금융업 전문 투자은행(IB) 키프브루엣앤드우즈(KBW)에 따르면 미국 4대 상업은행인 웰스파고, 뱅크오브아메리카(BoA), JP모간체이스, 씨티그룹의 1분기 평균 순이자마진(NIM)은 2.64%로 최소한 지난 10년 중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33개 상업은행의 평균 NIM도 1분기에 전 분기보다 0.03%포인트 떨어진 3.38%를 기록했다.

NIM은 예금 고객에게 주는 예금 이자와 대출 고객에게서 받는 대출 이자 간 차이다. NIM이 높아지면 예대마진이 늘어 수익성이 개선된다. 따라서 순이자수익과 함께 가장 많이 쓰이는 은행 수익성 지표다.

전문가들은 그동안 Fed가 양적완화 축소(테이퍼링)에 나서면서 이자가 올라 NIM이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금리는 좀처럼 오르지 않고 있다. 오히려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지난 1월 3% 수준에서 현재 2.7% 수준으로 하락했다. 우크라이나 사태와 정보기술(IT) 주 하락 등의 영향으로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지속된 탓이다. 프레더릭 캐논 KBW 이사는 “NIM이 바닥을 쳤다는 신호는 아직 감지되지 않았다”며 “예상했던 테이퍼링 효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은행이 수익성을 높이려면 예금 이자를 낮춰야 한다. 하지만 금융위기 이후 5년간 사실상 제로 수준에 머물고 있는 예금 금리를 더 이상 낮추기도 어렵다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뉴욕=유창재 특파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