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한식…이랜드, 외식시장 질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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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식뷔페 '자연별곡' 개점
경쟁사 출점규제 묶이자 공격적으로 매장 늘려
年매출 1000억씩 껑충
낮은 브랜드 인지도 고민
경쟁사 출점규제 묶이자 공격적으로 매장 늘려
年매출 1000억씩 껑충
낮은 브랜드 인지도 고민
![이번엔 한식…이랜드, 외식시장 질주](https://img.hankyung.com/photo/201404/AA.8600301.1.jpg)
21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미금역 앞의 한 빌딩에선 이런 문구를 내건 음식점의 막바지 공사가 한창이었다. 오는 30일 문을 여는 한식 뷔페 ‘자연별곡’ 1호점이다.
![이번엔 한식…이랜드, 외식시장 질주](https://img.hankyung.com/photo/201404/AA.8600478.1.jpg)
이랜드는 패션과 유통사업으로 잘 알려져 있지만 외식사업에서도 ‘소리 없는 질주’를 하고 있다. 매출이 해마다 1000억원꼴로 늘고 있고, 브랜드도 3년 새 3배 넘게 불어난 23개를 거느리고 있다. CJ푸드빌, SPC그룹, 롯데리아 등 대형 외식업체들이 작년부터 출점 거리 제한에 묶여 성장이 정체된 것과 대조적이다.
이랜드 외식사업부 매출은 2010년 1735억원에서 2011년 2638억원, 2012년 3455억원으로 급증했고 지난해 4361억원에 이르렀다. 올해도 두 자릿수 성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동반성장위원회가 지난해 5월 발표한 음식점업 출점 제한 권고안에 따르면 대기업들은 연면적 2만㎡ 이상인 복합다중시설과 역세권 반경 100m 이내에만 새로 매장을 낼 수 있다. 이랜드는 이 규정을 똑같이 적용받는 대기업이지만 ‘본사와 계열사가 소유한 건물에는 연면적에 관계없이 출점할 수 있다’는 예외조항이 호재가 됐다. NC백화점, 뉴코아백화점 등 그룹 계열 유통매장이 많아서다.
이랜드는 최근 2~3년간 내놓은 신규 브랜드는 대부분 NC백화점 등에 1호점을 연 뒤 소비자 반응을 봐 가며 매장을 늘리고 있다. 한 유명 외식업체 관계자는 “대기업의 출점이 거의 힘들어진 상황에서 이랜드가 자체 유통매장을 중심으로 매장을 확대하면 시장의 주도권을 내어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랜드가 외식사업에 뛰어든 건 올해로 20년째다. 1994년 ‘피자 한 판에 9900원’을 내걸고 등장한 ‘피자몰’이 시초다. 하지만 본격적으로 존재감을 드러내기 시작한 건 2010년대 들어서다. 간판주자인 패밀리 레스토랑 ‘애슐리’는 매장 수가 140개를 돌파해 2위 ‘아웃백’(109개)과 격차를 벌렸다. 이탈리아 레스토랑 ‘리미니’, 커피 전문점 ‘더 카페’, 베이커리 ‘뺑드프랑스’, 한식 전문점 ‘반궁’, 함흥냉면집 ‘후원’, 디저트 전문점 ‘델라보보’, 오리엔탈 레스토랑 ‘아시아문’, 샤부샤부 전문점 ‘로운’ 등으로 영역을 넓히면서 지금은 거의 모든 종류의 요리를 취급하고 있다.
이랜드의 외식사업 전략은 패션 사업 전략과 크게 다르지 않다. 고급 콘셉트에 집착하기보다 실속 있는 가격을 내세운다는 점에서다.
박형식 이랜드 외식부문장은 “고객에게 경쟁사보다 저렴한 가격에 두 배의 가치를 제공한다는 그룹 경영이념이 외식사업에도 반영돼 있다”며 “가격 거품을 뺀다는 전략은 앞으로도 유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애슐리의 샐러드바 가격은 9900원으로 빕스(2만원대)의 반값 수준이다. 자연별곡 역시 비슷한 콘셉트의 CJ ‘계절밥상’보다 1000~3000원 싸다.
이랜드 외식사업부에도 극복해야 할 ‘숙제’는 있다. 애슐리 정도를 제외하면 대중적으로 인지도 높은 브랜드가 딱히 없다는 점이다. 박 부문장은 “리미니, 로운 등 후속 브랜드에 많은 기대를 걸고 있고 6~7개를 추려 집중적으로 육성할 것”이라며 “그룹이 국내외에서 유통·레저 사업을 확장하는 것과 보조를 맞춰 성장해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임현우/강진규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