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반(反)부패 운동의 하나로 ‘향락사업’들을 단속하면서 세계 코냑업계가 타격을 입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중국정부가 매춘, 도박, 마약에 대한 대대적 단속을 시작해 글로벌 코냑 업계의 매출이 급감했다고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차이나마켓리서치그룹(CMRG)에 따르면 중국 내 코냑 매출의 30%가 KTV, 노래방, 호스티스 바 등의 향락업소에서 나온다. CMRG는 지난 2월 중국정부가 향락사업에 대한 대대적인 단속을 벌이면서 향락업소에서의 코냑 매출이 50% 하락했다고 추정했다. 중국 정부는 단속 이후 2400개 이상의 향락업소가 문을 닫았다고 밝혔다.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며 2012년 중국 내 코냑 매출은 2700만ℓ 이상으로 2100만ℓ인 위스키 판매량을 넘어섰다. 2007년 코냑 매출의 두 배가 넘는 수치다. 중국 코냑 시장의 95% 이상은 루이비통모엣헤네시(LVMH), 페르노리카, 레미 쿠앵트로 등 글로벌 코냑업체가 차지하고 있다.

중국 시장에서 매해 12% 이상 성장하던 페르노리카는 올 들어 매출이 두자릿수 이상 감소했다. 페르노리카의 매출 중 20%가 향락업소에서 나오고 있어서다. 중국 코냑시장의 20%를 차지하고 있는 레미 쿠앵트로 역시 1분기 중국 내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 줄었다고 밝혔다.

화웨이 중신증권 주류담당 애널리스트는 “중국 정부의 단속기간이 어느 정도 유지될지가 코냑업계의 매출 감소 규모를 결정할 것”이라며 “정부 단속의 효과는 바이주(白酒), 위스키 등 다른 고급 주류의 매출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순신 기자 soonsin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