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직원들이 울산공장에서 투싼 수소연료전지차를 조립하고 있다.  /현대차 제공
현대자동차 직원들이 울산공장에서 투싼 수소연료전지차를 조립하고 있다. /현대차 제공
현대자동차그룹은 전 세계적으로 환경 규제가 강화되는 흐름에 맞춰 친환경차에 투자를 지속적으로 늘리고 있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그린카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을 보고만 있을 수 없다는 것이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친환경차와 전자제어 분야에 대한 연구개발(R&D) 투자를 늘려야 한다”며 “우수 인재도 집중 육성해 지속적인 기술 경쟁력을 확보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이에 따라 현대차그룹은 그린카와 스마트카로 대표되는 미래 핵심 분야에 대한 투자를 크게 늘리고 있다.

○수소연료전지차 기술 선도한다

현대·기아차의 수소연료전지차 기술 경쟁력이 업계의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수소연료전지차는 다른 오염물질 없이 물만 배출하는 완전 무공해 차량이다. 석유를 동력으로 하는 내연기관뿐만 아니라 하이브리드, 전기차 등을 넘어서는 궁극적인 미래 자동차로 인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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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는 2000년 캘리포니아 연료전지 시범사업(CaFCP·California Fuel Cell Partnership)에 참여하면서 싼타페를 모델로 한 연료전지차를 처음으로 선보였다. 이후 곧바로 세계 최초로 350기압 수소충전에 성공했다. 연료전지차의 가장 중요한 기술은 1회 충전으로 주행거리를 늘릴 수 있는 고압의 수소 저장 능력이다. 현대차는 기술력을 높여 현재는 700기압 압축 수소탱크 개발을 끝냈다.

현대차는 2004년 미국 국책사업인 연료전지 시범운행 시행사로 선정됐다. 미국 전역에서 수소연료전지차 32대를 시범운행해 차세대 환경친화 자동차 개발 경쟁에서 주도권을 확보했다.

이때 개발된 투싼 연료전지차는 연료시스템과 성능이 대폭 향상됐다. 연달아 개발한 스포티지와 모하비 수소연료전지차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특히 투싼 연료전지차는 기술력을 인정받아 2007년 11월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2007 미쉐린 챌린지 비벤덤(Michelin Challenge Bibendum)’에서 최고 환경 등급을 획득했다. 이후 현대·기아차의 수소연료전지차는 2008년 미국 대륙 동서횡단, 같은 해 12월 한 번 충전으로 633㎞ 완주, 2009년 미국 ‘수소연료전지 로드투어 2009(Hydrogen Road Tour 2009)’에서 2655㎞ 완주 등 뛰어난 내구성과 기술력을 입증했다.

지난해부터는 독자 기술로 개발한 투싼ix 수소연료전지차(사진)를 세계 최초로 양산했다. 현대차는 2013년 양산을 시작하여 2015년까지 유럽을 비롯한 세계 시장에 1000대를 판매할 계획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현재 1억5000만원으로 책정된 가격은 수소연료전지차의 보급 확대와 기술 개발에 따라 점차 낮아질 것”이라며 “이르면 2020년부터 일반 고객들도 수소연료전지차를 구입할 수 있는 ‘대중화 시대’에 진입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카 상용화


현대·기아차는 2010년 9월 국내 최초로 개발한 전기차 ‘블루온(Blue On)’을 공개한 데 이어 2011년 말 국내 최초의 양산형 고속 전기차인 레이 전기차를 선보였다. 올 들어 기아차가 두 번째 전기차인 쏘울 EV를 공개했다. 제주도 국제 전기차 엑스포를 통해 개인 소비자들의 신청을 받아 시판에 나서고 있다. 쏘울 EV는 1회 충전을 통해 148㎞까지 주행이 가능하며 급속 충전 시 24~33분, 완속 충전 시 4시간20분 만에 충전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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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전기차용 히트펌프 시스템 △개별 공조 △차세대 회생 제동 시스템 등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다양한 기술들을 적용해 1회 충전 주행 거리를 향상시켰다. 현대·기아차는 2016년께 성능이 대폭 향상된 준중형급 전기차를 선보여 글로벌 선두주자로 확고히 자리매김할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은 하이브리드카 분야에도 R&D 노력을 집중하고 있다. 2011년 5월 쏘나타 하이브리드와 K5 하이브리드를 나란히 출시해 한국 시장에 본격적인 하이브리드카 시대를 열었다. 2013년 12월 준대형차 그랜저와 K7 하이브리드 모델을 선보여 하이브리드카 대중화에 적극 나섰다. 그랜저와 K7 하이브리드는 준대형차의 동력성능을 갖췄음에도 16.0㎞/L의 1등급 연비를 달성해 동급 가솔린 모델은 물론 경차보다도 우수한 경제성을 확보했다.

현대·기아차는 차량용 정보기술(IT) 신기술을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를 통해 공개하는 등 미래 성장 동력으로 스마트카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