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떠오른 '核 암운'…北 "큰 한 방 준비"
“4차 핵실험이든, 전선에서 문제가 나든, 지금 뭔가 심각한 긴장이 생기기 직전의 분위기인데 (북한이) 큰 한 방을 준비하고 있다.”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22일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의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다수의 활동이 감지되고 있으며 김정은 지도부의 결정에 따라 언제든지 기습적으로 핵실험을 할 수 있는 단계”라며 최근 입수된 북한 정보를 바탕으로 이같이 말했다.

◆북 기만전술 가능성도…24시간 비상감시

김 대변인은 또 “‘적들이 상상하기 힘든 다음 단계 조치를 취할 준비를 하고 있다’ ‘4월30일 이전에는 큰일이 날 것’이라는 언급이 북한에서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군 당국은 도·감청 등 첩보수단을 통해 이 같은 발언을 입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와 합동참모본부는 풍계리 핵실험장에서의 움직임이 늘어난 것이 북한의 기만전술일 가능성을 염두에 두면서도 북한 핵실험에 대비한 군사대비 태세를 강화하기 위해 지난 21일 오전 9시부터 통합위기관리 태스크포스를 가동, 24시간 비상감시대응체제에 들어갔다.

‘큰 한 방’이 무엇이냐를 놓고 안보전문가들은 미사일 대량 발사도 생각할 수 있지만 이미 서해안 포격과 미사일 실험을 한 만큼 핵실험이 될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예상했다. 그 시기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방한기간(25~26일) 이후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26~30일이 D-데이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최강 아산정책연구원 부원장은 “방한 이전이나 방한 중에 핵실험을 강행한다면 미국에 엄청난 충격을 안겨주면서 한·미·일 공조를 강화하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병광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연구위원은 “북한은 핵실험을 통해 내부를 단속하고 비대칭 핵무기를 가졌다는 위협을 남측에 전하며 미국을 직접 대화의 장으로 끌어내기를 원한다”며 “오바마 대통령이 일본과 한국을 방문하면서 한 얘기들을 해석한 뒤 북·미관계 개선이란 기대감이 없어지면 핵실험에 돌입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핵실험 강행 땐 안보리 추가 제재

전문가들은 4차 핵실험 방법과 관련, 플루토늄으로 했던 1~3차 때와는 달리 이번에는 기술적인 능력을 과시하고 세계 아홉 번째이자 최후의 핵무기 보유국이라는 점을 내세우기 위해 고농축우라늄을 이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신성택 GK전략연구원 핵전략연구센터 소장은 “우라늄을 많이 갖고 있는 북한이 고농축우라늄으로 핵실험을 한 것으로 확인되면 북한이 핵무기 대량생산시대를 연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며 “우라늄 농축은 플루토늄 재처리보다 시설이 눈에 잘 보이지 않아 미국도 굉장히 골치가 아파질 것”이라고 말했다. 증폭핵분열탄을 사용하거나 과거보다 폭발 강도를 대폭 높인 플루토늄탄을 사용할 수 있다는 예상도 나왔다.

북한이 4차 핵실험을 강행하면 유엔안전보장이사회는 경제 제재를 비롯한 강력한 추가 제재를 동원할 계획이다. 안보리의 대북제재 결의에도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한다면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효과를 발휘하지 못했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한·미·일 6자 회담 수석대표들은 지난 8일 미국 워싱턴DC에서 만나 북한의 도발 시 추가 제재 방안을 논의했다. 황준국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북한이 핵실험을 감행한다면 이를 저지하기 위해 단합되고 실효적인 노력을 경주할 것”이라며 “국제사회와 함께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치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추가 제재로는 중국의 주도 아래 북한의 수입과 수출을 봉쇄하는 조치가 유력하게 제기된다. 북한에 원유, 식량, 코크스탄 등 3대 전략 물자를 수출해온 중국은 북한 달래기에 실패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어 국제제재에 동참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다.

최승욱/전예진/김대훈 기자 swch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