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6개월 굴리고 원금+α
(3) 美보다 유럽지역 선호
(4) 목표 수익률 年 7%대
◆“6개월에 승부 보자”
2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이 최근 발행한 ELS 5994호의 청약경쟁률은 2.07 대 1에 달했다. 1000만원을 청약한 투자자들이 살 수 있었던 ELS는 480만원어치 남짓에 불과했다.
이 상품의 기초자산은 홍콩 상장 중국 대표주들의 주가수준을 보여주는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HSCEI)와 유럽 대표주식 50개의 주가수준을 지수화한 EuroStoxx50이다. 두 지수가 6개월 내에 10% 이상 떨어지지 않으면 연 8%의 수익을 얻을 수 있다. 조기상환에 실패해도 계약기간 3년 동안 두 지수가 최소 계약 시점보다 50% 이상 떨어지지 않으면 수익이 보장되는 조건이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3개인 기초자산을 2개로 줄인 데다 손실구간도 50%로 낮아 투자자들이 몰렸다”며 “6개월 조기상환 조건이 타 상품에 비해 유리하다는 점도 투자자들을 사로잡은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미래에셋증권의 5994호가 최근 투자자들의 성향을 고스란히 보여준다고 설명한다. 글로벌 경기 향방이 불안하다 보니 첫 조기상환 찬스인 6개월에 ‘승부’를 보려는 성향이 강해졌다는 분석이다. 올 들어 미래에셋증권이 100% 판매에 성공한 ELS는 모두 4종이며 5994호를 제외한 3종의 상품은 첫 6개월 조기상환 조건이 계약시점 지수의 85%에 불과하다. KDB대우증권이 완판에 성공한 DLS 2종(금, 은, 원유가 기초자산) 역시 6개월 후 첫 조기상환 조건을 계약시점의 85%로 맞춘 상품들이다.
◆연 수익률 7%대 이상
녹인(손실구간)이 55% 이내인 비교적 안정적인 상품에만 돈을 넣자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지난해 말 종목형 ELS의 무더기 손실구간 진입의 여파로 풀이된다. 청약액 225억원으로 우리투자증권이 발행한 ELS 중 가장 많은 계약을 이끌어 낸 8783호는 계약기간을 일반적인 5년으로 늘린 대신 녹인을 40%까지 낮춘 안정형 상품이다.
기초자산에도 변화가 생겼다. 지난해까지 널리 사용됐던 미국 S&P500 대신 EuroStoxx50이 자리를 굳혔다. 투자자들이 관심을 갖는 목표 수익률은 연 7% 이상이었다. 조건이 좋은 상품들도 수익률이 연 7% 밑으로 떨어지면 청약경쟁률이 뚝 떨어졌다.
이중호 동양증권 연구원은 “시장이 활기를 띠는 것은 좋지만 기초자산, 조기상환 구조 등이 점점 붕어빵처럼 닮아가는 것은 긍정적으로 평가하기 힘들다”며 “유럽이나 홍콩 등 특정 지역에 금융위기급 악재가 발생하면 40조원 ELS시장이 한번에 붕괴될 수 있다”고 말했다.
■ ELS·DLS
ELS는 코스피200 같은 지수나 개별 종목의 주가 등과 연계해 수익률이 결정되는 유가증권상품이다. 3년 만기로 6개월마다 조기상환 기회를 주는 상품이 일반적이다. DLS는 기초자산으로 원자재, 신용, 금리 등이 활용되며 상품 구조는 ELS와 동일하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