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글로비스, 브라질 월드컵 특수에 車부품 실어 나르기 '바쁘다 바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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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산업 현장에선
車부품 반제품으로 포장해 해외공장에 보내
고온 다습한 브라질 날씨에 '맞춤형 포장'
울산 KD센터, 직원 10% 늘리고 토요 특근도
車부품 반제품으로 포장해 해외공장에 보내
고온 다습한 브라질 날씨에 '맞춤형 포장'
울산 KD센터, 직원 10% 늘리고 토요 특근도
“월드컵 덕분에 매일 잔업하고 있으며 심지어 토요일도 반납했습니다.”(한광희 현대글로비스 울산KD센터장)
울산 활천리 KCC일반산업단지에 있는 현대글로비스의 울산KD(반제품)센터. 자동차 부품을 반제품 형태로 포장해 현대자동차 해외 공장으로 보내는 곳이다.
6만6783㎡(약 2만202평) 규모의 국내 최대 KD센터인 이곳이 최근 들어 무척 바빠졌다. 브라질 수출 일감이 크게 증가해서다. 브라질 내 현대차 점유율이 껑충 뛰면서 빚어진 일이다. 오는 6월 열리는 브라질 월드컵을 앞두고 현지 소비심리가 살아나면서 현대차 판매가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현대차의 브라질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6%로 1년 전에 비해 2배가 됐다. 2012년부터 현대차 브라질 조립공장에서 생산 중인 소형 해치백(뒷좌석과 트렁크가 연결된 차량)인 HB20이 효자 역할을 했다. HB20 덕에 현대차는 2012년까지 연간 15만대였던 브라질 공장 생산량을 2년 만에 18만대 수준으로 끌어올릴 수 있었다.
부품을 조달해 공급해야 하는 현대글로비스 입장에선 자연스럽게 일감이 증가하게 됐다. 울산KD센터에서 하루에 8000박스가량 나가던 브라질 물량은 올 들어 1만박스로 25% 증가했다. 이 때문에 현대글로비스는 160여명이던 울산KD센터 직원 수를 185명으로 10% 이상 늘렸다. 그것도 모자라 전 직원이 매일 두 시간씩 잔업을 한다. 월 1회였던 토요일 특근도 3회로 바꿨다.
한 센터장은 “현대차 브라질 공장에서 제때 완성차를 만들 수 있도록 납기를 맞추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 회사는 주문을 받아 브라질 공장에 최종 납품하기까지 걸리는 기간을 줄이기 위해 부품 조달과 포장 기간을 단축시키는 데 힘쓰고 있다.
브라질 프로젝트가 처음부터 순탄했던 건 아니다. 외부 환경이 변해도 물건 상태는 변하지 않도록 포장하는 게 KD센터의 핵심 업무인데 브라질 특유의 고온다습한 기후가 문제였다. 다른 공장에 납품하는 것처럼 포장하면 브라질 현지에서 습기가 차기 일쑤였다. 그렇다고 일반 제습제를 넣을 수 없었다. 무거워지고 부피가 너무 커지기 때문이다. 브라질용으로 나가는 부품 종류만 690가지여서 모든 부품에 쓸 수 있는 범용 제습제여야 했다.
대안으로 떠오른 게 ‘먹는 김’ 등에 들어가는 제습제인 실리카겔이었다. 가볍고 작아서 브라질 전용 제습제로 안성맞춤이었다. 현대글로비스는 습기 때문에 상태가 변할 염려가 없는 유리와 플라스틱 외에 브라질로 옮기는 모든 제품에 실리카겔을 넣었다. 또 페트병 소재 같은 포장용기를 고온에 강한 폴리스티렌(PS)으로 바꿨다.
한 센터장은 “반제품에 녹이 슬거나 습기가 차지 않도록 밀봉 포장을 하는 게 반제품 사업의 핵심”이라며 “온도와 습도 변화를 잘 이겨내도록 포장해 브라질 공급량을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실제 현대차가 HB20의 후속 모델로 내놓은 차들도 브라질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HB20의 세단형인 HB20S,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HB20X 등은 브라질에서 최근 2년간 11개의 상을 탔다. HB20 시리즈의 판매량은 2012년 2만2000여대에서 지난해 16만여대로 6배 넘게 급증했다. 올해는 18만대 이상 팔릴 예정이다.
소비 성향도 고급으로 바뀌고 있다. HB20의 초기 모델에서 수동 변속기를 선택하는 비중은 70%에 달했지만 올 들어선 40%로 뚝 떨어졌다. 한국이나 미국처럼 브라질에서도 자동 변속기가 대세가 되고 있는 셈이다.
성승용 현대글로비스 KD사업부장(상무)은 “현대차가 브라질 전략 모델인 HB20으로 성공한 것처럼 우리도 브라질 맞춤형 포장 기술을 더욱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울산=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
울산 활천리 KCC일반산업단지에 있는 현대글로비스의 울산KD(반제품)센터. 자동차 부품을 반제품 형태로 포장해 현대자동차 해외 공장으로 보내는 곳이다.
6만6783㎡(약 2만202평) 규모의 국내 최대 KD센터인 이곳이 최근 들어 무척 바빠졌다. 브라질 수출 일감이 크게 증가해서다. 브라질 내 현대차 점유율이 껑충 뛰면서 빚어진 일이다. 오는 6월 열리는 브라질 월드컵을 앞두고 현지 소비심리가 살아나면서 현대차 판매가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현대차의 브라질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6%로 1년 전에 비해 2배가 됐다. 2012년부터 현대차 브라질 조립공장에서 생산 중인 소형 해치백(뒷좌석과 트렁크가 연결된 차량)인 HB20이 효자 역할을 했다. HB20 덕에 현대차는 2012년까지 연간 15만대였던 브라질 공장 생산량을 2년 만에 18만대 수준으로 끌어올릴 수 있었다.
부품을 조달해 공급해야 하는 현대글로비스 입장에선 자연스럽게 일감이 증가하게 됐다. 울산KD센터에서 하루에 8000박스가량 나가던 브라질 물량은 올 들어 1만박스로 25% 증가했다. 이 때문에 현대글로비스는 160여명이던 울산KD센터 직원 수를 185명으로 10% 이상 늘렸다. 그것도 모자라 전 직원이 매일 두 시간씩 잔업을 한다. 월 1회였던 토요일 특근도 3회로 바꿨다.
한 센터장은 “현대차 브라질 공장에서 제때 완성차를 만들 수 있도록 납기를 맞추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 회사는 주문을 받아 브라질 공장에 최종 납품하기까지 걸리는 기간을 줄이기 위해 부품 조달과 포장 기간을 단축시키는 데 힘쓰고 있다.
브라질 프로젝트가 처음부터 순탄했던 건 아니다. 외부 환경이 변해도 물건 상태는 변하지 않도록 포장하는 게 KD센터의 핵심 업무인데 브라질 특유의 고온다습한 기후가 문제였다. 다른 공장에 납품하는 것처럼 포장하면 브라질 현지에서 습기가 차기 일쑤였다. 그렇다고 일반 제습제를 넣을 수 없었다. 무거워지고 부피가 너무 커지기 때문이다. 브라질용으로 나가는 부품 종류만 690가지여서 모든 부품에 쓸 수 있는 범용 제습제여야 했다.
대안으로 떠오른 게 ‘먹는 김’ 등에 들어가는 제습제인 실리카겔이었다. 가볍고 작아서 브라질 전용 제습제로 안성맞춤이었다. 현대글로비스는 습기 때문에 상태가 변할 염려가 없는 유리와 플라스틱 외에 브라질로 옮기는 모든 제품에 실리카겔을 넣었다. 또 페트병 소재 같은 포장용기를 고온에 강한 폴리스티렌(PS)으로 바꿨다.
한 센터장은 “반제품에 녹이 슬거나 습기가 차지 않도록 밀봉 포장을 하는 게 반제품 사업의 핵심”이라며 “온도와 습도 변화를 잘 이겨내도록 포장해 브라질 공급량을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실제 현대차가 HB20의 후속 모델로 내놓은 차들도 브라질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HB20의 세단형인 HB20S,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HB20X 등은 브라질에서 최근 2년간 11개의 상을 탔다. HB20 시리즈의 판매량은 2012년 2만2000여대에서 지난해 16만여대로 6배 넘게 급증했다. 올해는 18만대 이상 팔릴 예정이다.
소비 성향도 고급으로 바뀌고 있다. HB20의 초기 모델에서 수동 변속기를 선택하는 비중은 70%에 달했지만 올 들어선 40%로 뚝 떨어졌다. 한국이나 미국처럼 브라질에서도 자동 변속기가 대세가 되고 있는 셈이다.
성승용 현대글로비스 KD사업부장(상무)은 “현대차가 브라질 전략 모델인 HB20으로 성공한 것처럼 우리도 브라질 맞춤형 포장 기술을 더욱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울산=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