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이 동부그룹에 마지막 경고를 보냈다. 김준기 회장의 장남인 김남호 동부제철 부장이 보유한 계열사 지분을 매물로 내놓는 등의 추가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신규 자금 지원을 하지 않겠다고 통보했다. 동부제철은 25일 912억원 상당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 상환을 앞두고 있어 산업은행에서 돈을 빌리지 못하면 유동성이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동부그룹의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동부제철에 신규 자금을 지원하기 위한 신용위원회를 언제 개최할지 결정하지 않고 있다. 신용위원회를 열지 않겠다는 것은 동부에 대한 자금 지원을 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동부그룹이 구조조정 계획을 이행하지 않으면서 추가 자금 지원만 요구하고 있다”며 “이런 식으로는 돈을 빌려주는 것이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동부제철은 그동안 자금 사정이 좋지 않아 BW 상환이 힘든 상황이라며 산업은행에 1400억원의 브리지론을 요청해왔다. 912억원을 갚고 나머지는 운영자금으로 쓰겠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산업은행이 추가 담보 없이는 추가 지원도 없다는 뜻을 분명히 밝히면서 동부는 난감한 상황에 빠지게 됐다. 동부제철이 BW를 상환하지 못하면 ‘기한이익상실’ 사유에 해당되기 때문에 채권단으로부터 기존 대출을 회수당할 수 있다.

동부그룹 측은 일단 김 회장의 자녀 지분을 매물로 내놓는 것에 대해 반대의사를 표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회장의 장남인 김 부장은 동부화재 동부증권 등 계열사 지분을 갖고 있다.

동부그룹은 최근 동부제철 인천공장과 동부당진발전 매각을 산업은행에 전적으로 위임하겠다는 각서를 제출했다. 동부그룹은 동부제철과 동부건설의 대표이사 이름으로 이 문서를 최근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종서/이상은 기자 cosm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