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뚝' 떨어진 코스피/연합뉴스
'뚝' 떨어진 코스피/연합뉴스
코스피 지수가 한 달 여 만에 1970선으로 주저앉았다. 최근 국내 증시에 끊임없는 구애를 펼치던 외국인들이 갑작스레 변심하자 충격을 이기지 못했다. 기관은 이틀 연속 1000억 원이 넘는 매물을 쏟아내며 증시 하락을 부추겼다.

25일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6.68포인트(1.34%) 떨어진 1971.66으로 마감했다. 지난 달 12일(31.33포인트) 이후 40여일 만에 최대 낙폭이다.

8일 간 계속된 외국인 매수 행진이 끝난 것이 지수를 끌어내린 원인이 됐다. 외국인은 이날 475억 원 가량의 주식을 내다 팔았다. 금액만 따져봤을 때 매도세가 크다고 할 순 없지만 최근 이어진 매수세가 한 풀 꺾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경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그동안 신흥국 통화가 강세를 보여 외국인 자금이 유입되다가 최근 통화가 약세로 전환하자 차익 실현 매물이 나오는 것 같다"며 "FX마진(외환차익거래)을 통한 이익 상승세가 더 이상 탄력적이지 않을 수 있다는 판단을 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유승민 삼성증권 연구원은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미국과 러시아의 갈등이 다시 부각되면서 투자 심리가 일시적으로 악화됐다"며 지정학적 요인을 하락 배경으로 꼽았다.

기관은 1690억 원을 내다 팔아 코스피 하락폭을 키웠다. 펀드 환매 압력으로 인해 투신권에서만 1080억 원의 물량이 나왔다. 개인은 나홀로 1987억 원 어치를 매수했다.

프로그램으로는 자금이 빠져나갔다. 차익거래 818억 원, 비차익거래 1368억 원 매도 우위다. 전체로는 2187억 원 매도가 앞선다.

업종별로는 줄줄이 내렸다. 비금속광물(3.57%)이 가장 많이 떨어졌고, 전기가스(3.36%), 운수창고(2.17%) 등도 낙폭이 컸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도 전멸이라 할 정도로 하락이 두드러졌다. 장 중 상승을 유지했던 삼성전자는 후반 들어 매도 물량이 나오면서 7000원(0.50%) 밀린140만 원에 거래를 마쳤다.1분기 시장 기대를 밑도는 실적을 내놓은 현대차는 2.27% 내렸다. 두산중공업은 수주 부진 우려에 4.66% 급락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230개 종목이 상승했고 569개 종목이 하락했다. 76개 종목은 보합이다. 코스피 거래량은 2억177만주, 거래대금은 3조6000억 원으로 각각 집계됐다.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4.64포인트 내린 556.48로 장을 마감했다. 기관과 외국인은 각각 185억 원, 102억 원 어치를 팔아 지수 하락을 주도했다. 개인은 278억 원을 매수했다.

위메이드, 선데이토즈, 게임빌 등 게임주들은 전날 헌법재판소의 '셧다운제' 합헌 판결에 실망해 2~3%씩 떨어졌다. 키이스트는 중국 업체 텐센트와의 투자 유치 결렬 소식에 2.72% 빠졌다. 반면 코스모화학은 코스모신소재 지분 매각 검토에 5% 넘게 급등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2.30원(0.22%) 오른 1041.50원으로 마쳤다.

한경닷컴 권민경 기자 k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