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애 "이해인 수녀의 詩, 내게는 산소 같아"
“많은 사람들이 수녀님의 시를 읽으면서 위로를 얻는다고 했는데 저 또한 다르지 않았습니다. 마음이 힘들고 지칠 때 쉴 수 있는 ‘마음의 집’ 같았습니다.”

배우 이영애 씨(43·왼쪽)가 평소 친분이 있는 이해인 수녀(69·오른쪽)의 시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월간 ‘문학사상’ 5월호 특별기획 ‘내가 읽은 이해인 시인의 시’에 실린 기고문을 통해서다. 데뷔 초기 방송광고를 통해 ‘산소 같은 여자’라는 별명을 얻었던 이씨는 “대학 졸업 후 연예계라는 또 다른 사회를 살아가면서 수녀님의 시는 그야말로 나에게 산소 같았다”고 털어놨다.

2001년 봉사활동을 통해 이해인 수녀와 인연을 맺은 이씨가 소개한 시는 ‘일기’ ‘감사예찬’ ‘행복의 얼굴’ 등 세 편. 그는 “간혹 말도 안 되는 소문에 갈피를 못 잡고 괴로워할 때도, 내게 주어진 행복에 마냥 들떠 구름 위를 뛰어다니는 듯한 기분일 때도 수녀님의 시는 용기와 위로, 겸손과 감사라는 가르침을 줬다”며 “‘일기’라는 시는 그런 면에서 많은 위로가 되는 시”라고 설명했다. ‘괜찮다 괜찮다/ 다정하게 들려오는/ 하느님의 목소리’로 끝맺는 이 시를 읽으면 정말 누군가가 ‘괜찮다, 괜찮다’ 말해주는 것 같아서 마음의 안정을 찾을 수 있었다는 것이다.

이씨는 또 시 ‘행복의 얼굴’을 소개하면서 “삶이 힘들다고 투정만 할 것인지, 그 속에서 감사함을 찾고 다시 일어설 힘을 얻을 것인지 생각해 보면 답이 이 속에 있다”며 “감사하는 삶을 살고 싶다”고 했다.

한편 이해인 수녀는 2006년 쓴 글에서 이씨에 대해 “영화나 드라마를 통해 요즘 한창 인기를 누리는 미녀 영화배우가 그의 모습만큼이나 고운 언어로 내게 말을 건네온다”며 “그의 문자메시지는 늘 ‘부족한 제가…’ ‘부끄러운 제가…’로 시작해 상대에 대한 격려와 감사로 끝을 맺는다”고 전했다.

‘문학사상’의 이번 특별기획에는 이씨 외에 시인 강은교·정은숙·정호승, 아동문학가 권영상, 음악인 김태원, 전재희 전 보건복지부 장관 등이 고른 이해인 수녀의 시와 감상, 인연 등이 소개돼 있다.

박상익 기자 dir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