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치고 힘들 땐…숲 속에서 마음을 정화해보세요
어렵고 힘들 때 무엇에서 위안을 얻을 수 있을까. 스웨덴 예블레(Gavle)대의 페레슈테 아마디 교수는 2011년 암환자 2417명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했다. 암 진단을 받고 충격을 받았을 때 어떤 것들이 심리적으로 도움이 됐는지에 대해서였다.

응답자의 대부분은 자연을 통한 안정이 암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많은 도움이 됐다고 답했다. 스트레스를 받거나 우울한 마음이 들 때 새·바람소리처럼 자연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면 심적으로 편안함을 느꼈다는 것이다. 땅의 기운을 느끼며 걷거나 숲 속에서 명상하며 대자연을 몸으로 접하는 것도 도움이 됐다고 했다.

아마디 교수는 “스웨덴 사람들은 자연을 사랑하는 민족인 데다 자연과 가능한 한 많이 교감할수록 행복해질 수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숲의 치유 효과는 어느 정도 알려져 있다. 최근에 한 방송사의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에서 암처럼 중증질환을 가진 사람들이 숲에 들어가 살면서 완치된 사례를 보여줬다. 숲이 뿜어내는 좋은 성분들은 사람의 몸과 마음을 정화시키고 잃었던 균형을 되찾게 해준다.

값 비싼 항암 치료 없이도 자연의 힘을 통해 자가 치유 능력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얘기다. 사람도 자연의 일부다. 자연과 멀어질수록 몸과 마음에 병이 생길 수 있다.

암은 두려움의 상징이었다. 일찍 발견하면 완치가 가능하지만 시기를 놓치면시한부 인생을 살아야 하는 것은 맞다. 자연과 숲이 이런 골치 아픈 암세포를 걷어내준다는 것이다.

생로병사의 수레바퀴를 돌고 있는 우리는 암 외에도 수많은 삶의 고비를 맞는다. 그럴 때마다 담담하게 이겨낼 수 있는 대처 방법이 필요하다.

숲은 마음을 비우고 다시 채울 수 있는 좋은 장소다. 집 근처 작은 산에 올라가 보자. 유유히 흙 냄새를 맡으며 맨발로 거닐어 보고, 흙에서 느껴지는 푹신함, 나무의 촉감, 새소리, 콧속으로 들어오는 차가운 공기를 느껴 보자. 어제 일에 대한 죄책감, 내일 일에 대한 불안감은 잠시 잊자. 힘들고 지칠 때 숲으로 가보자.

박지숭 < 삼성생명 은퇴연구소 책임연구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