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르는 종목만 무섭게 뛴다…지금은 달리는 말에 올라타야
코스피지수가 박스권을 맴돌면서 오르는 종목만 오르는 ‘주마가편(走馬加鞭) 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매수세력과 주도주가 없고, 시장에 자금이 유입될 모멘텀도 없는 ‘3무(無)장세’가 이어지면서 믿을 종목에만 ‘실탄’을 집중하는 매매 패턴이 고착화됐다는 설명이다.

○오르는 종목만 오르는 목표주가

27일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최근 한 달간 목표주가가 수정된 220개 종목(코스닥 포함) 중 평균 목표주가가 높아진 종목은 67개였다. 이 중 올 들어 목표주가가 매월 상향 조정된 종목은 절반이 넘는 36개에 달했다. 이들 종목 대부분은 작년 이후 혹은 올 들어 꾸준히 주가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오르는 종목만 무섭게 뛴다…지금은 달리는 말에 올라타야
구업체 한샘에 대한 증권사들의 평균 목표주가는 이달 들어 6만6000원에서 8만8000원으로 33% 상향 조정됐다. 애널리스트들이 내놓은 이 회사의 목표주가는 1월 말 5만7000원에서 3월 말 6만6000원으로 꾸준히 상향 조정됐다.

이 회사 주가는 재건축 및 리모델링 수요 증가 등의 영향으로 작년 말 5만300원에서 지난 25일 8만3400원으로 65% 급등했다. 하지만 키움증권(최고가인 10만7000원 제시)을 비롯한 상당수 증권사는 현 주가 대비 20% 이상 추가 상승 여력이 있다고 봤다.

파라다이스 역시 1월 말 3만2000원대였던 목표주가가 매월 4~5%씩 상향 조정된 데 이어 이달 들어서는 3만8600원으로 전월 말(3만4300원) 대비 12%나 올라갔다. 목표주가는 실제 주가를 견인했다. 이달 들어 이 종목의 주가 상승률은 14.17%에 달했다. 이 밖에 동원F&B 아모레G 아모레퍼시픽 코웨이 현대산업 GKL 등도 올 들어 매월 목표가가 상향 조정됐다. 모두 올해 주가 상승률 상위에 이름을 올린 종목들이다.

○추정속도 변화 눈여겨봐야

오르는 종목만 무섭게 뛴다…지금은 달리는 말에 올라타야
애널리스트들의 목표주가는 주가 흐름에 후행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실적 개선을 배경으로 목표가가 꾸준히 높아지는 종목들은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곽현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최근 목표주가가 꾸준히 오르는 종목들은 중국 수혜가 기대되는 내수주 등이 대표적”이라면서 “실적 성장에 대한 기대가 전업종으로 확산되기는 힘든 상황이어서 이익 성장이 기대되는 이들 종목에 애널리스트의 긍정적인 평가와 수급 쏠림이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했다.

다만 목표주가 상향 속도가 느려지는 종목들은 하락 반전 시기가 가까워졌거나 추가 상승 모멘텀이 부족하다는 의미여서 경계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양대용 삼성증권 연구원은 “과거 평균 대비 혹은 경쟁사 대비 주가 상승폭이 과한 종목들은 언제든 고평가 논란에 휩싸이면서 주가가 흔들릴 수 있다”며 “박스권 안에서 ‘달리는 말’에 올라타는 전략이 유효하지만 목표가 상향폭이 눈에 띄게 줄어드는 종목들은 일단 차익실현하라”고 조언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네이버(NAVER)의 목표주가는 지난달까지 매달 8~10%씩 상향 조정됐지만 이달 들어서는 95만원에서 96만원으로 2%가량 오르는 데 그쳤다. CJ대한통운 게임빌 휠라코리아 농심도 이달 목표주가 상향률이 이전 3개월 평균 대비 절반 이하로 줄었다.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