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공연 전날 취소 통보한 고양문화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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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우 문화스포츠부 기자 leeswoo@hankyung.com
“그 어떤 공연보다도 많이 고민하며 준비했던 공연이 가벼운 ‘딴따라질’로 치부되는 것에 너무 가슴이 아프다.”(그룹 데이브레이크 이원석)
고양문화재단은 지난 25일 오후 5시54분 공문 한 장을 공연 기획사 민트페이퍼에 보냈다. 다음날부터 고양아람누리에서 시작될 예정이던 음악 페스티벌 ‘뷰티풀 민트 라이프 2014(뷰민라 2014)’의 취소를 통보하는 내용이었다. 재단은 민트페이퍼에 공연장을 대관해줬다. 이들은 “공공기관으로서의 재단은 진도 여객선 침몰 사고 희생자와 실종자, 가족들의 슬픔을 뒤로한 채 어떤 형태로든 정상 진행에 협조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공연을 취소했다.
이 공연은 26, 27일과 내달 3, 4일에 걸쳐 열릴 예정이었다. 세월호 사고 이후 대중음악 공연이 잇따라 취소되고 있던 상황이었지만 이종현 민트페이퍼 프로듀서는 “위로와 희망을 같이하고 싶었고 결국 음악과 공연만이 답이었다”며 공연을 예정대로 진행할 생각이었다. 출연자들은 모두 노란 핀버튼을 부착해 애도의 뜻을 표할 예정이었다.
공연 출연이 무산된 뮤지션들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아쉬움을 쏟아냈다. 가수 성진환은 “2014년 봄, 이 절망적인 대한민국에서 그래도 우리가 할 일이, 우리가 지켜야 할 자리가 있다고 믿고 싶습니다”라고 썼다. 이원석은 “서로 아픔을 공감하고 위로하며 희망을 노래하고 싶었습니다. 주최 측, 뮤지션, 관객을 아무 생각 없는 사람들로 만드는 이 선택이 과연 옳습니까”라고 되물었다.
백성운 고양시장 새누리당 예비후보는 지난 25일 ‘세월호 통곡 속 풍악놀이 웬말인가’란 성명서를 통해 “온 국민이 비통에 잠긴 참으로 안타까운 상황인데도 술 마시며 흥겨워해도 되느냐”며 최성 고양시장의 사과를 요구했다. 결과적으로 재단은 맞장구를 친 셈이다.
이번 공연 취소 사건은 대중음악을 ‘딴따라질’ 혹은 ‘풍악놀이’로 비하하는 인식을 그대로 드러냈다. 세월호 침몰 이후 대중음악을 제외한 클래식, 뮤지컬, 연극들은 대부분 예정대로 진행되고 있으니까 말이다.
이승우 문화스포츠부 기자 leeswoo@hankyung.com
고양문화재단은 지난 25일 오후 5시54분 공문 한 장을 공연 기획사 민트페이퍼에 보냈다. 다음날부터 고양아람누리에서 시작될 예정이던 음악 페스티벌 ‘뷰티풀 민트 라이프 2014(뷰민라 2014)’의 취소를 통보하는 내용이었다. 재단은 민트페이퍼에 공연장을 대관해줬다. 이들은 “공공기관으로서의 재단은 진도 여객선 침몰 사고 희생자와 실종자, 가족들의 슬픔을 뒤로한 채 어떤 형태로든 정상 진행에 협조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공연을 취소했다.
이 공연은 26, 27일과 내달 3, 4일에 걸쳐 열릴 예정이었다. 세월호 사고 이후 대중음악 공연이 잇따라 취소되고 있던 상황이었지만 이종현 민트페이퍼 프로듀서는 “위로와 희망을 같이하고 싶었고 결국 음악과 공연만이 답이었다”며 공연을 예정대로 진행할 생각이었다. 출연자들은 모두 노란 핀버튼을 부착해 애도의 뜻을 표할 예정이었다.
공연 출연이 무산된 뮤지션들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아쉬움을 쏟아냈다. 가수 성진환은 “2014년 봄, 이 절망적인 대한민국에서 그래도 우리가 할 일이, 우리가 지켜야 할 자리가 있다고 믿고 싶습니다”라고 썼다. 이원석은 “서로 아픔을 공감하고 위로하며 희망을 노래하고 싶었습니다. 주최 측, 뮤지션, 관객을 아무 생각 없는 사람들로 만드는 이 선택이 과연 옳습니까”라고 되물었다.
백성운 고양시장 새누리당 예비후보는 지난 25일 ‘세월호 통곡 속 풍악놀이 웬말인가’란 성명서를 통해 “온 국민이 비통에 잠긴 참으로 안타까운 상황인데도 술 마시며 흥겨워해도 되느냐”며 최성 고양시장의 사과를 요구했다. 결과적으로 재단은 맞장구를 친 셈이다.
이번 공연 취소 사건은 대중음악을 ‘딴따라질’ 혹은 ‘풍악놀이’로 비하하는 인식을 그대로 드러냈다. 세월호 침몰 이후 대중음악을 제외한 클래식, 뮤지컬, 연극들은 대부분 예정대로 진행되고 있으니까 말이다.
이승우 문화스포츠부 기자 lees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