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30일까지 교육부에 정원 감축 등을 포함한 구조조정안을 제출해야 하는 대학들이 인문 예술 등 비인기 학과 통·폐합에 나섰다. 그러나 해당 학과 학생들과 사전 협의가 없는 상태에서 일방통보식으로 폐지를 확정하는 경우가 많아 학생들과 갈등을 빚고 있다.

27일 숙명여대에 따르면 일부 학과에 대한 학제개편안을 최근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원 4% 감축을 전제로 상대적으로 취업률이 낮은 학과에 대해 ‘다이어트’에 들어간 것이다.

해당 안건은 지난 22일 전체교수회의에 상정됐다. 학생들은 반발하고 나섰다. ‘숙명여대 구조조정 반대 프로젝트’는 22일 “학교본부의 일방적 구조조정을 반대한다”는 내용의 대자보를 붙였다.

세종대도 천문우주학과 등 일부 비인기 학과 통·폐합안을 조만간 내놓을 예정이다. 학교 관계자는 “이달 안으로 통·폐합이 확정되는 학과를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상명대 역시 불어교육학과 폐지 등을 놓고 학생들과 마찰을 빚고 있다. 경기대 서울캠퍼스는 법학과 경영학과 경제학과 등 8개 학과를 수원캠퍼스로 통합하는 방안을 내놓았다.

‘학과 다이어트’는 최대 10%의 정원 감축을 추진하고 있는 수도권 및 지방대학에서 더 심하다. 대전 한남대는 법학대학과 사회과학대학을 통합하는 등 10대 단과대를 6개로 축소하는 안을 최근 확정했다. 법과대 학생회 관계자는 “사전 통보 없이 받은 통·폐합 결정에 동의하지 않으며, 해당 안건에 대해 투쟁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북대 역시 글로벌인재학부 폐지 등을 두고 학생들과 대립하고 있다. 학교 관계자는 “해당 학부가 정원을 채우지 못하고 있어 내린 결정”이라며 “글로벌인재학부 폐지에 대해서는 이미 교육부에 공문을 보낸 상태이고, 다른 학과에 대한 통·폐합도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한국항공대는 영어학과 등에 대한 폐지안을 검토 중이다. 강원대는 삼척캠퍼스의 학과를 포함해 12개 학과를 통·폐합할 예정이다. 부산대는 내년부터 8개 학과를 3개 학과로 줄이고, 밀양캠퍼스 정원을 포함해 1000여명을 줄이는 계획안을 최근 내놓았다.

윤희은 기자 so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