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질, 증상에 따라 치료법 다르다
[이선영 기자] 영업사원 김성남(가명, 42세)씨의 달력에는 각종 술자리 일정으로 여백이 없다. 거의 매일 갖는 술자리는 한 번 시작하면 밤 12시를 넘겨 3차로 이어진다.

김씨는 “십년 넘게 영업을 하면서 적어도 한주에 3,4회 정도는 술자리가 있었어요. 하지만 몇 년 전부터 평소에도 배변 시 출혈이 있고 통증이 느껴지는데다 술을 마신 다음날엔 증상이 더욱 심해 변기에 앉기 두려울 정도로 치질이 악화되어 고민”이라고 털어 놓았다.

치질은 의학적으로 치핵, 치루, 치열 등으로 구분한다. 하지만 이중 치핵이 전체 치질의 5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가장 흔해 보통 치핵을 치질로 부른다.

항문 속에는 치핵총(치핵정맥)이라 해서 배변 시 쿠션 역할을 하는 조직이 있다. 이 치핵총이 비정상적으로 자라거나 늘어나 혈액순환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치핵 덩어리가 만들어진지고 항문 밖으로 삐져나오게 된다. 이때 삐져나온 점막 덩어리를 ‘치핵’이라고 한다.

치핵은 크게 내치핵과 외치핵으로 분류된다. 내치핵은 항문 속에 있다가 배변 시에만 치핵 덩어리가 나온다. 주로 출혈을 동반하고 빨간 빛을 띠고 있어 혈관형 치핵이라 부르기도 한다. 1단계에는 치핵이 항문 밖으로 돌출 되지는 않고 간혹 출혈만 있는 상태다.

2단계에서는 배변 시 항문 밖으로 돌출했다가 배변 후 항문 내로 저절로 들어간다. 3단계로 악화하면 배변 때마다 돌출 됐다가 손으로 밀어 넣어야 들어간다. 마지막 4단계는 배변 시 뿐 아니라 평소 힘만 주어도 탈출한 치핵 덩어리가 손으로 밀어도 들어가지 않는다.

외치핵(수치질)은 혈전형, 부종형, 피부꼬리로 나뉜다. 혈전형 외치핵은 항문 겉에 툭 불거져 나온 딱딱하고 검은 혹을 말한다. 큰 것은 통증이 상당히 심하다. 부종형은 항문 겉이 전체적으로 부어 탱탱하며 만지면 약간 말랑하다. 통증으로 인해 걷기, 앉기가 불편하다.

피부꼬리는 아무런 증상이 없이 항문 끝에 꼬리처럼 피부가 늘어난 상태를 지칭한다. 가끔 가려움증의 원인이 되기도 하나 아프지는 않다. 내치핵, 외치핵 외에도 혼합치핵이 있다. 이것은 내치핵과 외치핵이 복합돼 있는 것으로 전체 발생률의 70%를 차지한다.

흔히 치질은 수술을 해야 한다고 알고 있지만 탈항이 빈번하게 되거나 합병증을 동반하는 경우가 아닌 배변 후 가끔 출혈이 된다거나 탈항이 되지만 배변 후엔 정상적으로 회복되는 등 초기 단계에서는 좌욕과 약 등의 보족적인 치료만으로도 치료가 가능하다.

좌욕의 경우 항문 통증의 주원인이 되는 항문 괄약근의 경련을 이완시켜 통증을 감소시키고 항문 부위를 청결히 세척하며 혈액순환을 촉진시켜 상처를 낫게 한다. 하루 2~3번 가량, 한 번에 3~5분정도 미지근한 물에 항문 부위를 담그고 앉아 있어야 효과를 볼 수 있다.

치질개선제를 사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한림제약의 렉센 연고는 하마멜리스가 함유되어 항문 주변의 혈관을 강화시켜주는 작용을 한다. 치열 등이 생긴 부위에 삽입기를 이용해 직접 도포하기 때문에 빠른 치료를 기대할 수 있고 손에 묻지 않아 사용도 간편하다.

한림제약의 먹는 치질약 ‘렉센 티정’은 간편한 복용방법으로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한 치질 환자가 이용하기에 적합한 치료제로 직장 등에서 티내지 않고 꾸준히 치료하기에 적합하다. 다른 약물과 함께 복용하거나 만성질환자가 복용하기에도 무리가 없다.

걷거나 앉는 등 자연스러운 일상생활조차 불가할 정도로 고통이 심한 경우나 장시간 앉아 있는 수험생, 혹은 퇴근 후 집에서 좌욕을 한 후 등엔 한림제약의 렉센 에스 좌제와 같은 즉효성이 좋은 좌제를 삽입해 통증을 줄이는 것이 도움이 된다.

이밖에도 치질 개선 치료제에는 코오롱제약 엑스칠플러스연고, 시트리 프라맥스크림, 대화제약 헤모렉스좌제, 유니메드제약 자운고에프좌약 등이 있다.

그러나 치질이 심하거나 만성화된 것은 열창이 아예 헐어버리게 되고 항문도 좁아져서 항문폴립이나 피부꼬리를 만드는 빌미가 됨은 물론 배변 시 격렬한 통증을 유발하게 된다. 이렇게 되면 약을 먹어도 연고를 발라도 낫지 않으므로 가급적 빨리 수술을 받아야 한다.

최근에는 치료방법이 많이 발전하여 자세한 상담을 통해 자신에게 맞는 치료법을 찾아 시술받을 수 있다. 상처가 깊지 않을 경우 입원하지 않고도 수술하여 간단히 나을 수 있다.다만 수술 후에도 꾸준한 관리를 하지 않으면 재발의 우려가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아울러 수술 후 회복기간을 거쳤다고 해도 통증이 있다면 먹는 약과 연고 등으로 통증을 가라앉히고 좌욕과 좌제를 이용해 혈액순환을 돕고 통증을 감소시키는 것이 현명하다.

또 치질 방지 및 증세 개선을 위해선 생활을 변화시켜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어렵지만 또 간단한 것이 생활습관의 변화다. 우선 좋은 배변습관을 기르는 것이 좋다. 규칙적으로 화장실에 가고 한 번에 10분 이상 변기 위에 앉아 있지 않도록 한다.

화장실에서 휴대폰이나 책 등을 보는 습관도 고치는 것이 좋다. 쾌변과 변비예방을 위해서 섬유소가 풍부한 야채나 과일도 충분히 섭취해야 한다. 기름진 음식이나 불규칙한 식사 혹은 과도한 음주는 피하는 것이 좋고 평소 적절한 운동을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한자리에 오래 앉아 일하는 사람은 수시로 자세를 바꾸어주는 것도 필수다. 바지나 팬티는 몸에 꽉 조이는 것을 피하고 특히 속옷은 공기 소통이 잘되는 면 소재를 입는다.
(사진출처: 영화 ‘스트레스를 부르는 그 이름 직장상사’ 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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