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외국인고용서비스센터가 지난 18~23일 주관한 외국인 유학생 취업 설명회에서 유학생들이 인사담당자와 현장 면접을 하고 있다. 서정환 특파원
일본 외국인고용서비스센터가 지난 18~23일 주관한 외국인 유학생 취업 설명회에서 유학생들이 인사담당자와 현장 면접을 하고 있다. 서정환 특파원
지난 18~23일 일본 도쿄 신주쿠 오다큐다이이치생명빌딩에서 일본 후생노동성 산하 외국인고용서비스센터가 주관하는 외국인유학생취업설명회가 열렸다. 올해는 작년 4월 참가업체(38개사)보다 두 배 가까이 늘어난 70개 일본 기업이 참가했다. 현장에서 만난 기하라 사토루 도쿄외국인고용서비스센터 실장은 “일본 기업의 해외 진출이 늘면서 통역이나 현지 관리자로 유학생을 많이 채용한다”고 말했다.

일본 기업이 외국인 채용을 늘리고 있다. 아직 일본 내 외국인 유학생이 중심이긴 하지만 직접 해외로 나가 뽑기도 한다. 28일 일본 학생지원기구에 따르면 2012년 3월 졸업한 외국인 유학생 중 7910명이 일본 기업에 취업했다. 전체 유학생 3만5579명의 22.2%다. 2010년(17.8%) 이후 2년 연속 늘었다. 2013년 2월 졸업자 통계는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기업들이 외국인 유학생 채용을 늘리는 추세여서 이 비중이 더욱 높아졌을 것으로 보인다.

인재채용컨설팅전문업체 디스코가 일본 기업 539개사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 기업의 35.2%가 2013년에 외국인 유학생을 채용했다고 답했다. 2012년 이 설문의 응답비율은 24.5%였다. 올해(2014년 4월~2015년 3월)는 절반 가까운 48.4%가 외국인 유학생을 뽑을 것이라고 답했다. 해외에서 채용해 일본에서 근무하고 있는 외국인 직원이 있다고 응답한 기업 비중도 지난해 6.1%였지만 올해는 9.6%로 늘었다.

일본 기업의 한국 인재 선호도는 높은 편이다. 해외에서 뽑아 일본에서 근무하게 할 인재의 출신국 선호도에서 한국(21.2%)은 중국(34.6%) 베트남(23.1%)에 이어 3위에 올랐다. 정혁 KOTRA 일본지역본부장은 “한국 젊은이들은 연공서열을 중시하는 일본 기업문화에 상대적으로 잘 적응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KOTRA는 이런 일본 기업의 수요를 반영해 내달 16~17일 서울에서 대규모 채용 설명회를 열 예정이다. 올해 참가 기업 수는 닛산 덴쓰 가와사키중공업 등 52개사로 작년(22개)보다 두 배 이상 늘었다. 디스코는 다음달부터 연말까지 일본의 도쿄 오사카뿐 아니라 시드니 런던 로스앤젤레스(LA) 보스턴 등에서 300여개 기업이 참여하는 대규모 채용 박람회를 개최한다. 리쿠나비 등 다른 일본 채용컨설팅업체들도 기업과 함께 해외 채용에 나설 예정이다.

일본 기업이 외국인 채용을 늘리는 이유는 이들이 인수합병(M&A)을 통해 아시아 시장 공략을 확대하고 있는 것과 무관치 않다. 지난해 일본 기업 M&A 건수는 527건으로 사상 최다였다. 이 가운데 아시아 기업 M&A가 226건으로 40%를 웃돌았다. 글로벌 무대에서 활동할 인재는 필요한데 일본 젊은이들이 해외 근무를 꺼리고 있어 내국인 인력 확보가 쉽지 않다는 게 일본 내 채용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도쿄=서정환 특파원 리포트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