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 백악관은 28일(현지시간) 푸틴의 ‘이너서클(최측근)’ 2명을 포함한 러시아 정부 관료 7명과 러시아 기업 17곳에 대해 제재에 나섰다고 발표했다. 제재 대상에는 국영 석유회사인 로스네프트의 이고리 세친 회장과 드미트리 코자크 부총리 등이 이름을 올렸다. 소빈뱅크를 포함한 은행과 스트로이트란스가스그룹 등 에너지 기업이 제재 대상 기업에 포함됐다. 개인에게는 자산 동결과 미국 비자 발급 중단, 기업에는 자산 동결 조치가 각각 취해진다. 미 정부는 또 군사용으로 이용될 가능성이 있는 최첨단 기술에 대한 러시아 수출 허가 요건을 강화하기로 했다.
EU도 이날 브뤼셀에서 28개국 대사회의를 열고 자산동결과 여행금지 등의 제재 대상자 명단에 러시아 인사 15명을 추가했다. 이로써 EU의 러시아 및 크림 공화국 제재 대상자는 33명에서 48명으로 늘었다. 추가 제재 대상자에는 러시아 고위 정치인, 사법부 관리, 크림 공화국 관리 등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미 국과 EU가 추가제재에 착수하면서 푸틴의 ‘비밀 재산’에 대한 실체가 드러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푸틴의 지난해 소득은 10만2000달러였다고 크렘린궁이 이달 초 발표했다. 하지만 서방 정보기관 등은 푸틴이 숨겨 놓은 재산이 적게는 400억달러(약 41조원), 많게는 700억달러(약 72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미 중앙정보국(CIA)이 2007년 작성한 비공개 자료에 따르면 푸틴은 세계 4위 석유유통업체이자 국영기업인 군보르와 국영 에너지업체인 가즈프롬 그리고 민간 석유업체인 수르구트네프테가스 등을 실질 지배하고 있고, 가치가 총 400억달러에 이른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러시아 정치학자 스탄리슬라브 벨코프스키는 2007년 푸틴이 군보르 지분 75%, 가즈프롬 지분 4.5%, 수르구트네프테가스 지분 37%를 보유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오바마 미 행정부는 지난달 러시아 제재 대상 명단을 발표하면서 군보르의 소유주 겐나디 팀첸코 회장을 포함했다.
워싱턴=장진모 특파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