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부근 삼성전자 CE부문 대표이사 사장 <한경DB>
윤부근 삼성전자 CE부문 대표이사 사장 <한경DB>
[ 김민성 기자 ] 내년 전세계 생활가전 시장 1위를 달성하겠다는 윤부근 삼성전자 소비자가전(CE) 부문 대표의 목표는 실현 가능할까.

TV 및 냉장고, 세탁기 등을 생산하는 CE 부문 1분기 실적이 3년 만에 '최악'으로 떨어졌다. 증권업계 예상치였던 영업이익 4000억 원의 절반 수준이다.

29일 삼성전자가 발표한 1분기 CE 부문 매출은 11조3200억 원, 영업이익은 1900억 원이었다. 영업이익이 2000억 원 아래로 추락한 건 2011년 이후 처음이다. 직전 분기인 지난해 4분기(6600억 원)의 3분의 1에 못미친다.
2012~2013년 삼성전자 CE부문 영업이익 실적(빨간 네모).
2012~2013년 삼성전자 CE부문 영업이익 실적(빨간 네모).
매출 대비 영업이익률은 1.67%로 낮아졌다.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률은 4.62%였다.

3년 전 최저치는 생활가전(DM&A) 부문 시절이던 2011년 1분기 영업이익 1000억 원이었다. 올 1분기 영업이익 1900억 원은 현재와 같은 사업부 구조인 CE부문으로 변경된 지난해 1분기 2300억 원 이후 가장 저조하다. DM&A 부분은 2010년 3, 4분기에 각각 2500억 원, 2000억 원의 영업적자를 냈다.

주력 제품인 TV 부문 성적표는 나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TV를 제외한 여타 가전 실적이 고전하면서 전반적 실적을 악화시킨 것으로 전해졌다. 1분기 계절적 비수기 여파도 컸지만 신제품 출시 및 대형 스포츠 이벤트 개최로 마케팅 비용이 급증한 것도 요인이었다.

삼성전자는 1분기 러시아 소치 동계올림픽을 맞아 '김연아 특수'를 겨냥해 스프츠 마케팅 비용을 대거 쏟아부었다. 하지만 이같은 1회성 비용 투하가 판매 실적으로 이어지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6월 브라질 월드컵을 앞두고 일찌감치 곡면(커브드) 울트라(Ultra) HD TV 등 신제품 열을 올리고 있다. 냉장고 및 세탁기 등 전통 생활가전 분야도 '셰프 컬렉션' 프리미엄 라인업을 확대해 마케팅 부담이 커지고 있다. 다만 선진국 시장 중심으로 프리미엄 제품 판매가 늘면서 견고한 실적을 달성했다는 회사 측 설명이다.

삼성전자는 2분기부터 매출 두자리수 성장 및 수익성 개선을 적극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경영 체질 개선에 이어 글로벌 유통 거점을 확대하고 생산성을 향상시킬 방침이다

올 2분기엔 브라질 월드컵 특수 기대가 크다. 전세계 디지털 방송 전환 및 신흥 시장 성장 지속, 유럽 경기 회복 등도 TV 판매 성장에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성장 수준은 한자리 수 대다. 급속히 늘고 있는 UHD TV 수요도 긍정적 재료다.

'셰프 컬렉션' 냉장고 및 세탁기 등 수퍼 프리미엄 제품부터 중국 등지에 특화한 보급형까지 라인업을 확대해 경쟁력을 높일 계획이다.

윤 사장은 최근 "냉장고는 2012년에 이어 확실하게 글로벌 1등을 달성했다" 며 "TV도 곡률 및 압도적 몰입감을 앞세운 커브드 TV로 시장 트렌드를 선도해나가겠다"고 공언했다. 내년 전세계 생활가전 시장 1위를 달성 목표에 차질이 없다고도 말했다.

한경닷컴 김민성 기자 mean@hankyung.com 트위터 @mean_R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