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외국인의 전기전자 매도에 닷새째 하락하며 1960선까지 떨어졌다.

29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4.49포인트(0.23%) 떨어진 1964.77로 장을 마쳤다.

외국인이 이틀째 매도세를 이어가며 1593억원 순매도를 나타냈다. 기관과 개인은 각각 883억원, 569억원 매수우위였다.

이날 삼성전자 실적 발표를 계기로 외국인이 삼성전자를 포함한 전기전자 업종에서 '팔자'로 돌아선 것이 지수에 악재가 됐다. 외국인은 이날 전기전자 업종에서 787억원 어치를 팔며 24거래일만에 매도 전환했다.

박성훈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 실적 발표를 계기로 외국인 투자자금이 이탈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는 "외국인의 매도에도 불구하고 시장 충격이 크지 않았다"며 "증시 펀더멘털(기초체력)에 대한 신뢰는 아직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개장 전 잠정실적을 충족시키는 1분기 실적을 발표했지만, 이후 외국인 매물이 나오면서 2.02% 급락했다.

김영찬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지난 8일 잠정실적에서는 실적 수치만 나왔는데 오늘 구체적인 항목이 발표되면서 실망 매물이 나온 것"이라며 "주주환원 정책에 대한 기대가 충족되지 않았고, 스마트폰의 실적은 양호했지만 부품과 디스플레이 등의 실적이 예상보다 부진하면서 이익의 질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고 풀이했다.

삼성전자는 개장 전 지난 1분기 8조4900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 8일 잠정실적 때 보다 900억 원 늘어난 수치다.

이날은 같은 업종 안에서도 종목별로 희비가 엇갈리는 개별종목 장세가 강하게 나타났다.

LG전자는 이날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는 '어닝 서프라이즈' 수준의 1분기 실적을 내놓으면서 3%대 급등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 중에서는 삼성전자를 포함해 현대모비스, SK하이닉스, 삼성전자우, NAVER, 신한지주는 떨어졌고, 현대차, 포스코, 한국전력은 상승했다.

이날 프로그램은 267억원 순매수로 닷새만에 매수 전환했다. 차익거래가 62억원, 비차익거래가 202억원 매수우위였다.

코스피 거래량은 1억7100만주였고, 거래대금은 2조9300억원으로 3조원에 못 미치는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코스닥지수는 장중 등락하다 0.01포인트(0.00%) 오른 556.97로 보합 마감했다.

기관과 개인이 각각 66억원, 8억원씩을 순매수했고, 외국인은 73억원 매도우위였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4.40원(0.43%) 떨어진 1030.60원으로 이틀째 하락했다.

한경닷컴 김다운 기자 k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