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도입, 합성 ETF 상장 본격화 등 전환기를 맞은 국내 ETF시장에서 삼성자산운용 미래에셋자산운용 한국투자신탁운용 등 3강(强)의 신상품 출시 전략이 ‘3종(種) 3색(色)’인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운용은 ‘해외 업종지수 ETF’, 미래에셋운용은 ‘백화점식 해외 ETF 라인업 구성’, 한국투신은 ‘업계 최초 타이틀 선점’에 주력할 계획이다.
삼성·미래·한투 3色 ETF…승자는?
○삼성운용, ‘해외 업종지수 ETF’ 주력

29일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순자산총액 기준 ETF 업계 1위인 삼성운용은 미국 정보기술(IT) 업종지수 ETF 등 해외 업종지수 합성 ETF 3종의 상장계획을 최근 거래소에 밝혔다.

삼성운용은 지난해 10월 미국 바이오 업종지수 합성 ETF인 ‘KODEX 합성-미국 바이오’를 상장시켰다. 올 들어 미국 바이오 ETF의 하루평균 거래량은 4만1000주로 국내 합성 ETF 6종 중 가장 많다.

업계에선 삼성운용의 해외 업종지수 ETF 출시 전략에 대해 “상품성과 수익성을 철저하게 따져 움직이고 있다”고 평가한다. 김진형 삼성운용 ETF본부장은 “설계와 거래 활성화에 노하우가 있어 특화상품으로 육성 중”이라고 설명했다.

○미래에셋, ‘ETF 백화점’ 입지 강화

미래에셋운용은 다양한 해외지수 ETF를 출시해 ‘ETF 백화점’이라는 입지를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미래에셋운용은 지난 3월 ETF 순자산총액 기준 점유율은 18%로 2위지만 상장 상품(48개)은 삼성운용(30개)보다 많다.

30일 유럽 우량주 지수에 투자하는 ‘TIGER 합성-유로스탁스50(H)’과 일본 토픽스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TIGER 합성-일본’을 상장시킨 뒤엔 해외 통화 관련 합성 ETF를 준비할 예정이다. 윤주영 미래에셋운용 ETF 본부장은 “상품 수를 꾸준히 늘려 ETF만으로도 ‘글로벌 자산배분 전략’이 가능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선점효과 노리는 한국투신

한국투신은 ‘시장 선점’ 효과를 노리는 전략을 활용하고 있다. 2011년 11월 국내 최초 중국 본토 투자 ETF인 ‘KINDEX 중국본토 CSI300’을 내놓았고, 작년 8월엔 국내 운용사 중 최초로 미국 부동산과 글로벌 대형주지수 일일 등락률과 같은 수익률을 주는 합성 ETF 2종을 출시했다. 오는 6월 출시 예정인 해외 레버리지 ETF와 관련해서도 한국투신은 지난 4일 한국거래소에 일본 레버리지 ETF 상장심사청구서를 제출하는 등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후발주자 중에선 한화자산운용이 최근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2월 삼성운용에서 ETF 운용으로 잔뼈가 굵은 사봉하 파트장을 영입한 데 이어 최근엔 MSCI이머징마켓지수와 MSCI 유럽·호주·극동아시아(EAFE)지수를 기초로 하는 합성 ETF를 준비하고 있다.

■ 합성 ETF

자산운용사가 증권사에 비용을 주고 제공받은 주가지수 등의 등락률만큼 투자자에게 수익을 주는 금융투자상품. 자산운용사가 특정 지수의 구성종목 등을 직접 살 필요가 없어 다양한 상품을 만들 수 있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