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형구의 ‘수변’, 1937년, 캔버스에 유채 / 한은갤러리 제공
심형구의 ‘수변’, 1937년, 캔버스에 유채 / 한은갤러리 제공
한은갤러리, 특별기획전

은행이 명화의 보고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한국은행은 1347점의 미술품을 보유한 국내의 손꼽히는 기관 컬렉터다. 회화, 조각, 공예, 서예 등 모든 장르가 망라됐지만 그 중 상당수는 상대적으로 보관이 용이한 회화다.

서울 남대문로에 자리한 이 은행 부설 화폐박물관 2층의 한은갤러리는 그 동안 수장고에 보관됐던 근현대 명화를 엄선해 ‘근현대 유화 명품 30선’전을 열고 있다. 이번에 선보이는 작품들은 우리나라 근현대 서양화 도입기와 발전기의 작품들로 서양화의 국내 유입과 토착화의 과정을 엿볼 수 있는 중요한 기회로 평가된다.

특히 심형구의 ‘수변’, 김인승의 ‘봄의 가락’, 변종하의 ‘사슴’, 박항섭의 ‘포도원의 하루’ 등 7점은 일제강점기의 조선미술전람회와 1949년부터 1981년까지 개최된 대한민국미술전람회(국전) 수상작이다. 일부 작품에서 나타나듯 한국적 정서와는 어울리지 않는 분위기와 서양 사람에 가까운 인물묘사는 당시의 서양문물에 대한 동경의식이 반영된 것으로 사뭇 흥미롭다. 매주 토요일 오전 11시에는 큐레이터가 직접 작품을 설명한다. 전시 5월18일까지.

(02)759-4881

정석범 문화전문기자 sukbum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