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원고 생존 학생들 '눈물의 조문', "괜찮아, 친구들 다 좋은데 간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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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정속 친구 보다가 '눈물 바다'
지켜보던 조문객도 함께 울어
지켜보던 조문객도 함께 울어
“괜찮아. 친구들은 다 좋은 데 간 거야. 괜찮아, 괜찮아.”
30일 오후 경기 안산시 초지동 화랑유원지에 마련된 세월호 희생자 합동분향소. 조문을 마치고 나온 한 여학생의 얼굴에서 눈물이 하염없이 흘러내렸다. 세월호 사고에서 극적으로 구조된 이 학생의 어머니가 곁에서 어깨를 다독이며 위로했다. 그래도 눈물은 좀처럼 멈추지 않았다. 앞뒤로 줄지어 나온 학생들도 “어떡해, 어떡해”라며 흐느꼈다.
세월호에서 구조된 이후 고려대 안산병원에 입원했던 단원고 학생 74명 가운데 70명이 이날 퇴원, 친구들의 영정과 위패가 있는 분향소를 찾았다. 몸이 안 좋다며 불편함을 호소한 4명은 아직 병원에 있다.
벗을 잃은 충격과 슬픔이 큰 만큼 조문은 일반 조문객을 일부 통제한 가운데 이뤄졌다. 오후 2시20분께 학생들과 부모들을 태운 버스 6대가 분향소 주차장에 들어서자 자원봉사자들과 단원고 졸업생들이 나란히 줄을 지어 통로를 만들었다.
학생들은 모두 흰 셔츠에 검은 하의 차림이었다. 가슴엔 노란 리본을 달았다. 한 손엔 국화를 들었고, 다른 손으로는 엄마나 아빠의 손을 꼭 잡고 있었다.
한 명씩 차례로 먼저 떠난 친구들의 영정 앞으로 힘들게 발걸음을 옮겼다. 하얀 국화꽃으로 둘러싸인 사진 속 친구들은 하나같이 해맑은 표정이었다. 손가락으로 ‘브이’자를 그리고 있는 사진도 눈에 띄었다.
친구들의 사진을 멍하니 쳐다보며 국화를 내려놓다가 한 학생이 울음을 터뜨렸다. 다른 학생들도 고개를 떨구고 흐느꼈다. 아이들과 함께한 부모들도 눈물을 쏟았다. 바로 뒤에서 학생들을 지켜본 조문객 이모씨(27)는 “보름 전까지 곁에 있던 친구들이 아닌가”라며 “구조된 아이들이 빨리 회복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조문을 마친 학생들은 마중 나온 단원고 교사의 품에 안기기도 했다. 통곡하는 학생들 옆에서 부모들은 손만 꼭 잡은 채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구조된 학생들과 희생자 유가족과의 접촉은 이뤄지지 않았다. 학생들이 떠난 뒤 유가족들은 침울한 표정으로 한참 동안 자리를 뜨지 못했다.
정부 공식 합동분향소가 마련된 지 이틀째. 누적 조문객 수는 임시 합동분향소를 합해 이날까지 24만3000여명에 달했다. 화랑유원지 곳곳에 마련된 게시판은 조문객들이 붙이고 간 노란 리본과 메모로 빼곡했다. ‘OO야, 거기서 네가 원하던 체대(체육대학)가고 싶다던 소원이 이뤄지길’이란 친구의 메모에서 ‘형·누나들 다시 단원고등학교에서 공부하세요”라는 어린아이의 글까지.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노란색 리본들이 봄바람에 슬프게 나부꼈다.
안산=윤희은 기자 soul@hankyung.com
30일 오후 경기 안산시 초지동 화랑유원지에 마련된 세월호 희생자 합동분향소. 조문을 마치고 나온 한 여학생의 얼굴에서 눈물이 하염없이 흘러내렸다. 세월호 사고에서 극적으로 구조된 이 학생의 어머니가 곁에서 어깨를 다독이며 위로했다. 그래도 눈물은 좀처럼 멈추지 않았다. 앞뒤로 줄지어 나온 학생들도 “어떡해, 어떡해”라며 흐느꼈다.
세월호에서 구조된 이후 고려대 안산병원에 입원했던 단원고 학생 74명 가운데 70명이 이날 퇴원, 친구들의 영정과 위패가 있는 분향소를 찾았다. 몸이 안 좋다며 불편함을 호소한 4명은 아직 병원에 있다.
벗을 잃은 충격과 슬픔이 큰 만큼 조문은 일반 조문객을 일부 통제한 가운데 이뤄졌다. 오후 2시20분께 학생들과 부모들을 태운 버스 6대가 분향소 주차장에 들어서자 자원봉사자들과 단원고 졸업생들이 나란히 줄을 지어 통로를 만들었다.
학생들은 모두 흰 셔츠에 검은 하의 차림이었다. 가슴엔 노란 리본을 달았다. 한 손엔 국화를 들었고, 다른 손으로는 엄마나 아빠의 손을 꼭 잡고 있었다.
한 명씩 차례로 먼저 떠난 친구들의 영정 앞으로 힘들게 발걸음을 옮겼다. 하얀 국화꽃으로 둘러싸인 사진 속 친구들은 하나같이 해맑은 표정이었다. 손가락으로 ‘브이’자를 그리고 있는 사진도 눈에 띄었다.
친구들의 사진을 멍하니 쳐다보며 국화를 내려놓다가 한 학생이 울음을 터뜨렸다. 다른 학생들도 고개를 떨구고 흐느꼈다. 아이들과 함께한 부모들도 눈물을 쏟았다. 바로 뒤에서 학생들을 지켜본 조문객 이모씨(27)는 “보름 전까지 곁에 있던 친구들이 아닌가”라며 “구조된 아이들이 빨리 회복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조문을 마친 학생들은 마중 나온 단원고 교사의 품에 안기기도 했다. 통곡하는 학생들 옆에서 부모들은 손만 꼭 잡은 채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구조된 학생들과 희생자 유가족과의 접촉은 이뤄지지 않았다. 학생들이 떠난 뒤 유가족들은 침울한 표정으로 한참 동안 자리를 뜨지 못했다.
정부 공식 합동분향소가 마련된 지 이틀째. 누적 조문객 수는 임시 합동분향소를 합해 이날까지 24만3000여명에 달했다. 화랑유원지 곳곳에 마련된 게시판은 조문객들이 붙이고 간 노란 리본과 메모로 빼곡했다. ‘OO야, 거기서 네가 원하던 체대(체육대학)가고 싶다던 소원이 이뤄지길’이란 친구의 메모에서 ‘형·누나들 다시 단원고등학교에서 공부하세요”라는 어린아이의 글까지.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노란색 리본들이 봄바람에 슬프게 나부꼈다.
안산=윤희은 기자 so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