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考試 폐지, 천천히 곱씹어가면서 검토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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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에 고질적인 관피아(관료+마피아) 먹이사슬도 직·간접적 원인제공을 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관료사회 개혁에 대한 목소리가 비등하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이 대국민 사과를 하면서 관피아 적폐 근절 의지를 밝히고 관료시스템 개혁을 지시한 만큼 공무원 충원 방식에도 변화가 생길 가능성이 높아졌다.
일각에서는 행정고시를 아예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도 펴고 있다. 최재성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관료 카르텔의 입구라 할 수 있는 행정고시 폐지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행시에 합격하고 고위관료를 지낸 이들이 선후배 간에 밀고 끌어주며 퇴직 후 낙하산으로 산하기관이나 단체로 옮겨가면서 이권에 개입하고 비리를 봐주는 등 고질적 적폐를 양산했다는 것이다.
모피아 해피아 등 관피아들의 커넥션이 사라져야 한다는 것은 두말할 여지가 없다. 행시 출신들이 이런 비난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행시를 없앤다고 이너서클과 부정·비리의 사슬이 사라질 것이라고 장담할 수 있을까. 행시를 폐지해도 누군가는 고위공무원에 임용돼야 한다. 이제는 임용부터 부정과 비리가 판을 칠 가능성이 크다. 한국 사회는 아직 그런 수준이다. 충원 제도를 바꾼다고 관료들의 적폐가 곧바로 해체될지도 의문이다.
문제는 고시 시험 기수가 됐든, 학연이나 지연이 됐든 서로 몰려다니고 챙겨주며 나눠먹는 후진적 ‘끼리끼리 문화’다. 이런 퇴행적 문화와, 걸리지만 않으면 어떤 부정적 방법으로든 사적 이득을 취하려는 낮은 도덕성이 세월호 사고의 본질이다. 이런 근본적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행정고시 아니라 무얼 없애도 달라질 게 없다.
로스쿨 도입으로 이미 폐지키로 한 사법고시를 다시 살려내자는 목소리까지 들리는 사회다. 한쪽은 고시를 없애자고 난리고 다른 쪽에서는 되살리자고 아우성이다. 우리는 사시 부활을 주장하는 기득권 집단의 수구성을 실로 개탄해 마지않지만 중요한 것은 제도 그 자체가 아니다. 이를 운용하는 사람들의 수준이 더 문제다. 좀더 천천히 장단점을 따져보자. 직업의식의 낙후성도 감안해 가면서….
일각에서는 행정고시를 아예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도 펴고 있다. 최재성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관료 카르텔의 입구라 할 수 있는 행정고시 폐지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행시에 합격하고 고위관료를 지낸 이들이 선후배 간에 밀고 끌어주며 퇴직 후 낙하산으로 산하기관이나 단체로 옮겨가면서 이권에 개입하고 비리를 봐주는 등 고질적 적폐를 양산했다는 것이다.
모피아 해피아 등 관피아들의 커넥션이 사라져야 한다는 것은 두말할 여지가 없다. 행시 출신들이 이런 비난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행시를 없앤다고 이너서클과 부정·비리의 사슬이 사라질 것이라고 장담할 수 있을까. 행시를 폐지해도 누군가는 고위공무원에 임용돼야 한다. 이제는 임용부터 부정과 비리가 판을 칠 가능성이 크다. 한국 사회는 아직 그런 수준이다. 충원 제도를 바꾼다고 관료들의 적폐가 곧바로 해체될지도 의문이다.
문제는 고시 시험 기수가 됐든, 학연이나 지연이 됐든 서로 몰려다니고 챙겨주며 나눠먹는 후진적 ‘끼리끼리 문화’다. 이런 퇴행적 문화와, 걸리지만 않으면 어떤 부정적 방법으로든 사적 이득을 취하려는 낮은 도덕성이 세월호 사고의 본질이다. 이런 근본적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행정고시 아니라 무얼 없애도 달라질 게 없다.
로스쿨 도입으로 이미 폐지키로 한 사법고시를 다시 살려내자는 목소리까지 들리는 사회다. 한쪽은 고시를 없애자고 난리고 다른 쪽에서는 되살리자고 아우성이다. 우리는 사시 부활을 주장하는 기득권 집단의 수구성을 실로 개탄해 마지않지만 중요한 것은 제도 그 자체가 아니다. 이를 운용하는 사람들의 수준이 더 문제다. 좀더 천천히 장단점을 따져보자. 직업의식의 낙후성도 감안해 가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