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량 긴급보수…꽉막힌 동부간선도로 > 1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 중랑교에서 공사 관계자들이 긴급 보수 작업을 벌이고 있다. 이날 오전 중랑교에서는 3m짜리 철골 2개가 도로 위로 떨어져 심각한 교통혼잡을 빚었다. 연합뉴스
< 교량 긴급보수…꽉막힌 동부간선도로 > 1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 중랑교에서 공사 관계자들이 긴급 보수 작업을 벌이고 있다. 이날 오전 중랑교에서는 3m짜리 철골 2개가 도로 위로 떨어져 심각한 교통혼잡을 빚었다. 연합뉴스
서울 동대문구 중랑교에 설치돼 있던 길이 3m짜리 철골 2개가 차량이 다니는 서울 동부간선도로로 떨어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다행히 차량과 시민의 통행이 적은 새벽 시간에 발생해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자칫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아찔한 순간이었다.

경찰은 과적 화물차량이 보수공사를 위해 설치한 교량 밑 철골구조물(철골 비계)과 충돌해 철골이 추락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1일 경찰과 서울 성동도로사업소에 따르면 이날 새벽 1시13분께 중랑교 다리 밑부분에 설치된 3m짜리 철골 2개가 3차선 동부간선도로 위에 떨어졌다. 시설관리공단과 교량 시공사는 새벽 1시53분쯤 도로에 떨어진 철골을 치웠으며 오전 11시께 차량운행이 정상화됐다. 긴급 안전진단 결과 다리 보수공사를 위해 마련해 놓은 철골구조물만 파손됐을 뿐 다리 자체는 피해를 입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철골구조물이 휘어진 모습으로 보아 높이 제한을 무시하고 정해진 양보다 많은 화물을 실은 차량이 다리 밑을 지나다가 철골을 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동대문경찰서 관계자는 “사건 발생 시간대에 중랑교 밑을 지난 차량을 확인하기 위해 폐쇄회로(CC)TV 영상을 확인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며 “해당 운전자는 재물손괴 혐의 등이 적용돼 형사입건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 시내 모든 교량의 높이 제한 기준은 4m로 중랑교의 경우 오차범위를 감안해 높이 4.1m 이하의 차량만 밑으로 지나다닐 수 있다. 중랑교의 높이는 4.5m로 지난달 보수 공사를 위해 설치했던 철골구조물의 크기를 감안하더라도 4.3m의 높이를 확보한 상태였다.

성동도로사업소 관계자는 “철골구조물이 제한 높이 위에 있었기 때문에 과적 차량에 의한 사고로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과적 차량으로 인한 사고와 도로 손상 등의 피해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서울시가 연간 단속하는 과적 의심차량은 약 7만대로 이 중 3000여대가 과적으로 과태료 처분을 받는다. 지난해엔 7만2522건의 차량을 단속해 3709건을 적발, 과태료를 부과했다.

김종호 서울시 시설기획팀장은 “이동단속반이 나가도 화물차량 운전자들끼리 서로 정보를 공유하기 때문에 단속이 쉽지 않다”며 “지나치게 낮은 단가로 화물을 운반해야 하는 화물차량 운전자 입장에선 과적의 유혹을 느낄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홍선표 기자 ricke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