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특허전쟁 4.0 시대…방패 대신 창 들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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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재산을 경영하라
고충곤 지음 / 휴먼앤북스 / 380쪽 / 1만8000원
고충곤 지음 / 휴먼앤북스 / 380쪽 / 1만8000원
대만의 스마트폰 제조업체 HTC는 2011년 애플과의 소송에 대항하기 위해 S3의 그래픽스 특허 235건을 3억달러에 사들였다. 건당 100만달러를 넘는 셈이다. 2010년 페이스북은 프렌드스터로부터 7건의 소셜 네트워킹 특허를 4000만달러에 샀다. 건당 600만달러 가까운 가격이다. 이처럼 양질의 특허, 고품질 특허 가격이 100만달러를 호가하는 시대가 됐다.
뿐만 아니다. 2012년 미국 이매지네이션 테크놀로지에 팔린 MIP사의 인수가격은 6000만달러였다. 이에 비해 이 회사의 특허 482건은 브리지크로싱 컨소시엄이 3억5000만달러에 샀다. 특허의 가치가 기업 가치보다 큰 시대가 된 것이다.
《지식재산을 경영하라》의 저자인 고충곤 인텔렉추얼 스톤 대표(56·사진)는 그래서 “새로운 기술과 창의적 비즈니스가 주도하는 혁신 경제의 핵심은 창의적 아이디어와 기술 혁신을 보호하는 지식재산(IP)”이라며 “기술 및 디자인 특허와 상표권, 콘텐츠 저작권 등의 지식재산을 활용해 수익을 창출하는 지식재산 비즈니스가 전 세계적으로 떠오르는 산업으로 등장했다”고 강조한다.
고 대표는 이론과 실전 경험을 두루 갖춘 미국 특허 전문 변호사로 손꼽힌다. 미국 컬럼비아대에서 전자공학 박사학위를 받았고, 뉴저지주립대학인 럿거스대 로스쿨을 졸업해 특허 변호사가 됐다. 미국과 한국의 로펌에 이어 삼성전자와 LG전자에서 특허 담당 임원으로 일했고, 정부와 기업이 공동 설립한 국내 첫 창의자본회사 인텔렉추얼 디스커버리 부사장, 국가과학기술위원회 지식재산위원장도 역임했다.
그는 이 책에서 특허의 경제적·역사적 배경부터 특허 전쟁의 창과 방패가 되는 법리들, 제품의 브랜드를 보호하는 상표와 문화예술 콘텐츠를 보호하는 저작권, 이들 지식재산을 활용하는 비즈니스 방안에 이르기까지 지식재산의 핵심 개념을 일반인도 이해할 수 있도록 쉽게 설명한다. 책의 1부에서는 특허 이야기를, 2부에선 상표와 저작권 등 융합지식재산을, 3부에선 지식재산 비즈니스를 다뤘다.
특히 저자가 직접 참여한 영화 ‘포레스트 검프’ 소송, LG 대 월풀 소송을 비롯해 분쟁 유형별로 다양한 사례를 들고 있어 설명이 생생하다. 삼성과 애플 간의 표준특허 분쟁도 다뤘다. 특허 공격의 창을 부러뜨리는 ‘특허 무효화’와 방패 역할을 하는 ‘출원 금반언 원칙’ 등도 재미있다.
저자가 특히 강조하는 것은 지식재산 비즈니스다. 저자에 따르면 앞으로 ‘특허전쟁 4.0’ 시대가 온다. 기술 선도 기업이 후발 기업의 시장 진입을 봉쇄하기 위해 특허 공세를 펼치던 것이 특허전쟁 1.0 시대였고, 제조업체를 상대로 특허소송을 제기해 돈을 버는 특허 전문기업이 출현한 때가 2.0, 특허 비즈니스가 사회적 주류가 되고 확산된 지금이 3.0 시대다.
앞으로는 제조업체가 비제조 특허 전문회사(NPE)와 전략적으로 연합하는 4.0 시대가 온다는 것이다. 애플이 디지튜드 이노베이션에 자신의 특허권을 양도해 삼성, LG, HTC 등을 상대로 특허 소송을 제기한 것이나, 특허 펀드회사 록스타 비드코를 앞세워 국내 스마트폰 제조사들을 상대로 특허 침해를 주장하기 시작한 것은 그런 사례다.
따라서 한국 기업들도 그동안 특허를 많이 보유하려고 애를 써온 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특허를 활용해 기업의 수익을 높이고 그 수익을 다시 연구개발에 투입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저자는 설명한다. 특허 소송에 대응하는 수세적 자세에서 공세적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얘기다.
그는 “특허를 활용하지 않고 갖고만 있으면 유지비가 드는 데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감가상각이 이뤄지기 때문에 직무유기”라며 “남는 특허는 팔고 모자라는 특허는 사들여 지식재산 포트폴리오를 최적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허는 출원부터 20년 동안 보호되지만 실제로 특허료를 챙길 수 있는 기간은 7년 정도다. 특허 출원에서 등록까지 2~3년 걸리고 특허를 마케팅하는 데도 시간이 필요하므로 출원부터 10년쯤 지나면 새로운 기술이 출현해 특허가 무효화된다는 얘기다.
저자는 “특허 비즈니스가 성공하려면 고품질 특허 확보, 충분한 재정적 투자, 뛰어난 전문인력 등 3요소가 필요하다”며 “한국 기업들도 특허 소송에 대응하는 로펌 수준을 넘어서는 지식재산 전문기업과 조인트벤처 개념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
뿐만 아니다. 2012년 미국 이매지네이션 테크놀로지에 팔린 MIP사의 인수가격은 6000만달러였다. 이에 비해 이 회사의 특허 482건은 브리지크로싱 컨소시엄이 3억5000만달러에 샀다. 특허의 가치가 기업 가치보다 큰 시대가 된 것이다.
《지식재산을 경영하라》의 저자인 고충곤 인텔렉추얼 스톤 대표(56·사진)는 그래서 “새로운 기술과 창의적 비즈니스가 주도하는 혁신 경제의 핵심은 창의적 아이디어와 기술 혁신을 보호하는 지식재산(IP)”이라며 “기술 및 디자인 특허와 상표권, 콘텐츠 저작권 등의 지식재산을 활용해 수익을 창출하는 지식재산 비즈니스가 전 세계적으로 떠오르는 산업으로 등장했다”고 강조한다.
고 대표는 이론과 실전 경험을 두루 갖춘 미국 특허 전문 변호사로 손꼽힌다. 미국 컬럼비아대에서 전자공학 박사학위를 받았고, 뉴저지주립대학인 럿거스대 로스쿨을 졸업해 특허 변호사가 됐다. 미국과 한국의 로펌에 이어 삼성전자와 LG전자에서 특허 담당 임원으로 일했고, 정부와 기업이 공동 설립한 국내 첫 창의자본회사 인텔렉추얼 디스커버리 부사장, 국가과학기술위원회 지식재산위원장도 역임했다.
그는 이 책에서 특허의 경제적·역사적 배경부터 특허 전쟁의 창과 방패가 되는 법리들, 제품의 브랜드를 보호하는 상표와 문화예술 콘텐츠를 보호하는 저작권, 이들 지식재산을 활용하는 비즈니스 방안에 이르기까지 지식재산의 핵심 개념을 일반인도 이해할 수 있도록 쉽게 설명한다. 책의 1부에서는 특허 이야기를, 2부에선 상표와 저작권 등 융합지식재산을, 3부에선 지식재산 비즈니스를 다뤘다.
특히 저자가 직접 참여한 영화 ‘포레스트 검프’ 소송, LG 대 월풀 소송을 비롯해 분쟁 유형별로 다양한 사례를 들고 있어 설명이 생생하다. 삼성과 애플 간의 표준특허 분쟁도 다뤘다. 특허 공격의 창을 부러뜨리는 ‘특허 무효화’와 방패 역할을 하는 ‘출원 금반언 원칙’ 등도 재미있다.
저자가 특히 강조하는 것은 지식재산 비즈니스다. 저자에 따르면 앞으로 ‘특허전쟁 4.0’ 시대가 온다. 기술 선도 기업이 후발 기업의 시장 진입을 봉쇄하기 위해 특허 공세를 펼치던 것이 특허전쟁 1.0 시대였고, 제조업체를 상대로 특허소송을 제기해 돈을 버는 특허 전문기업이 출현한 때가 2.0, 특허 비즈니스가 사회적 주류가 되고 확산된 지금이 3.0 시대다.
앞으로는 제조업체가 비제조 특허 전문회사(NPE)와 전략적으로 연합하는 4.0 시대가 온다는 것이다. 애플이 디지튜드 이노베이션에 자신의 특허권을 양도해 삼성, LG, HTC 등을 상대로 특허 소송을 제기한 것이나, 특허 펀드회사 록스타 비드코를 앞세워 국내 스마트폰 제조사들을 상대로 특허 침해를 주장하기 시작한 것은 그런 사례다.
따라서 한국 기업들도 그동안 특허를 많이 보유하려고 애를 써온 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특허를 활용해 기업의 수익을 높이고 그 수익을 다시 연구개발에 투입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저자는 설명한다. 특허 소송에 대응하는 수세적 자세에서 공세적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얘기다.
그는 “특허를 활용하지 않고 갖고만 있으면 유지비가 드는 데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감가상각이 이뤄지기 때문에 직무유기”라며 “남는 특허는 팔고 모자라는 특허는 사들여 지식재산 포트폴리오를 최적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허는 출원부터 20년 동안 보호되지만 실제로 특허료를 챙길 수 있는 기간은 7년 정도다. 특허 출원에서 등록까지 2~3년 걸리고 특허를 마케팅하는 데도 시간이 필요하므로 출원부터 10년쯤 지나면 새로운 기술이 출현해 특허가 무효화된다는 얘기다.
저자는 “특허 비즈니스가 성공하려면 고품질 특허 확보, 충분한 재정적 투자, 뛰어난 전문인력 등 3요소가 필요하다”며 “한국 기업들도 특허 소송에 대응하는 로펌 수준을 넘어서는 지식재산 전문기업과 조인트벤처 개념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