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4위 글로벌 미디어그룹인 미국 바이아컴이 영국 지상파 민영 방송 ‘채널5’를 사들인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일 보도했다. 인수 가격은 5억5000만파운드(약 9543억원). 미국 기업이 영국 지상파 시장에 진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997년 개국한 채널5는 세계 방송가에 ‘리얼리티 쇼’ 붐을 일으킨 주인공이다. 2000년대 들어 ‘빅 브러더’와 ‘에디 스토바트’ 등의 프로그램이 큰 인기를 끌었다. 2010년까지 룩셈부르크 RTL그룹이 보유하다 2010년 영국 미디어그룹 ‘노던앤드셸’에 인수됐다. 지난해 매출은 전년보다 9배나 올랐다. FT는 “이번 인수전으로 미디어 재벌인 리처드 데스먼드 노던앤드셸 회장이 초기 투자금의 네 배가 넘는 수익을 거두게 됐다”고 전했다.

바이아컴은 이번 인수를 통해 영국 미디어시장에서 입지를 더 공고히 할 것으로 보인다. 바이아컴의 지난해 세전 이익은 24억달러로 만화 전문 니켈로데온, 음악 전문 MTV 등 유료 TV채널과 미국 최대 지상파 방송 CBS를 운영하고 있다. FT는 “TV 시청자가 세계적으로 줄어들고 있지만 바이아컴의 자체 콘텐츠를 영국시장에 원활하게 공급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