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애플이 자사주 매입을 위해 최근 120억달러 규모 회사채 발행을 결정한 뒤 주가가 상승하면서, ‘자사주 매입=주가 상승’ 공식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근 6년 동안 자사주를 매입한 국내 상장사도 주가 부양 효과를 누린 것으로 나타났다.

2일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2008년~2013년 6년 동안 자사주 매입 공시를 낸 상장사의 평균 수익률이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 상승률보다 높았다. 상장사가 자사주를 매입하겠다고 공시한 뒤 한 달(20거래일) 동안 평균 수익률은 3.9%였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 평균 상승률(0.1%)보다 3.8%포인트 높았다.

기간을 넓게 봐도 자사주 매입 종목의 수익률은 대체로 코스피지수보다 좋았다. 자사주 매입 종목의 공시 후 3개월(60거래일) 평균 수익률은 코스피지수 상승률보다 6.2%포인트 높았다. 공시 후 6개월(120거래일) 평균 수익률은 코스피지수보다 14%포인트, 1년(250거래일) 평균 수익률은 20.4%포인트 높았다.

자사주 매입이 주가 상승으로 이어지는 이유는 주당순이익(EPS) 증가 효과 때문이다. 자사주 매입으로 유통 주식 수가 줄어들면 유통 주식 수를 기준으로 한 EPS가 늘어난다. 배당에도 영향을 준다. 보통 자사주에는 배당을 하지 않기 때문에, 동일한 배당성향(이익 대비 배당금 비율)을 유지할 경우 주주들이 받는 배당은 늘어난다.

류주형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자사주를 사들일 만큼 상장사의 현금 흐름이 좋다는 의미로 투자자들이 받아들이기 때문에 주가 상승으로 이어지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