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2일 종교지도자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한양원 한국민족종교협의회장, 자승 스님, 박 대통령, 김장환 목사, 서정기 성균관장. 강은구 기자 egkang@hankyung.com
박근혜 대통령이 2일 종교지도자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한양원 한국민족종교협의회장, 자승 스님, 박 대통령, 김장환 목사, 서정기 성균관장. 강은구 기자 egkang@hankyung.com
박근혜 대통령은 2일 “한 사람이라도 더 실종자를 구조하는 데 최선을 다하고, 제대로 된 시스템을 만들고, 또 대안을 갖고 대국민 사과를 하면서 말씀을 드리는 게 도리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로 종교 지도자 10명을 초청해 간담회를 연 자리에서 세월호 참사와 관련, “국민의 생명을 보호해야 하는 정부로서 이번 사고로 너무나 큰 국민의 희생이 있었기 때문에 대통령으로서 참담한 심정”이라며 이같이 강조했다. 박 대통령이 세월호 사고와 관련해 대국민 사과를 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종교 지도자 간담회에는 각 종교계를 대표하는 10여명이 자리를 같이했다. 이번 세월호 참사 피해자 유족과 실종자 가족들은 물론 아픔을 공유하는 국민에게 위로의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서다. 조계종 총무원장인 자승 스님, 기독교계 원로인 김장환 목사(극동방송 이사장), 김희중 대주교(천주교 광주대교구장), 남궁성 원불교 교정원장, 서정기 성균관장, 박남수 천도교 교령, 한양원 민족종교협의회 회장 등이 참석했다.

한 참석자는 “남아 있는 실종자 가족들이 더 불안해하지 않도록 마지막 한 명까지도 정부에서 성의를 다 보여야 한다”며 “새로운 제도를 만들기 전에 참회하고 반성하고 잘못된 것은 철저히 진상을 규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른 참석자는 “여기서 주저앉으면 안 된다. 법과 제도, 시스템보다 더 중요한 것은 사람의 양심과 도덕 아니겠는가”라며 “이번 일을 국민뿐 아니라 모든 공직자가 변화의 기회로 삼고 바뀌어나가면 장기적으로 국가가 새로운 모습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박 대통령은 마무리발언에서 “저도 부모님을 다 흉탄에 잃어 가족을 잃은 마음이 얼마나 견디기 힘들고 고통스러운지 통감하고 있다”며 “희생이 꼭 헛되지 않도록 이번 기회에 단단히 마음을 잡고 개조하는 데 모든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

정종태/도병욱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