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100대 도시 중 45곳, 부동산 가격 하락
중국의 부동산 가격 상승세에 제동이 걸렸다. 가격 하락 현상이 지방도시로 확산되고 있어 중국의 경기둔화가 가속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2일 중국의 민간부동산연구단체인 지수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4월 중국 100대 도시의 평균 집값은 ㎡당 1만1013위안으로 전월에 비해 0.1% 오르는 데 그쳤다. 중국의 부동산 가격은 2012년 6월 이후 23개월 연속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올 들어 상승폭이 크게 둔화됐다. 부동산 가격 상승률은 1월 0.63%, 2월 0.54%, 3월 0.38%로 점차 낮아지고 있다. 특히 지난달에는 100대 도시 중 가격이 떨어진 도시가 45개나 됐다. 이는 3월의 37개에 비해 8개나 늘어난 것이다.

이쥐부동산연구원 등이 집계하는 ‘중국주택288지수’는 4월에 오히려 0.02% 떨어진 1098.3으로 집계됐다. 이 지수가 하락한 것은 2012년 7월 이후 21개월 만에 처음이다. 이 지수는 중국 288개 도시의 집값을 조사해 가중 평균을 낸 것이다.

덩하오즈 팡위안부동산 애널리스트는 “경기 회복이 지연되면서 부동산 시장도 영향을 받고 있다”며 “여러 도시에서 규제 완화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중국에서는 난닝 우시 항저우 등 많은 도시에서 부동산 규제 완화를 추진한다는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부동산 가격 하락세가 여러 도시로 확산되고 있는 것은 수요자들이 부동산 시장의 침체를 우려해 집을 사지 않는 것도 큰 이유다. 중원부동산에 따르면 지난달 1~27일 중국 54개 도시의 주택거래는 17만2500채로 3월 같은 기간에 비해 6.1%나 줄었다. 이는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무려 26%나 줄어든 것이다.

천궈창 중국부동산학회 부회장은 “은행들이 부동산 대출 규모와 금리 혜택 등을 줄이고 있다”며 “대출 규제를 풀지 않으면 2분기 부동산 시장은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징=김태완 특파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