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벌이 부부, 외벌이 수준으로 지출 줄여야…40대, 소득 20%이상 은퇴상품에 투자하라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진행,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지정학적 긴장 등으로 금융시장 환경이 녹록지 않다. 금융시장의 방향성이 불확실할 때는 재테크 전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거액 자산가가 아닌 중산층 가정에는 어느 시점에, 어떤 대상에, 얼마만큼의 자산을 배분하는지가 특히 관건이다. 규모의 경제로 승부할 수 없는 만큼 명확한 목표와 방법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저축·투자부터…‘남은 돈’ 범위서 지출

소득이 아무리 높아도 지출을 통제하지 못하면 원하는 자금을 모을 수 없다. 로또에 당첨되고 파산하는 경우가 대표적이다.맞벌이 부부의 함정도 조심해야 한다. 맞벌이로 인한 소득증가는 소비증가로 이어진다. 이러다가 한 명이 실직하게 되더라도 부부의 소비는 줄지 않는다. 결국 지출을 감당하지 못하고 실직에 따른 좌절감과 상실감은 더 커진다. 이게 맞벌이 부부의 함정이다. 이 때문에 맞벌이 부부는 지출 관리에 더욱 신경을 써야 한다. 미래에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에 대비해 외벌이 수준으로 지출 관리를 하는 게 좋다. 신용카드는 여러 장 보다 한 장으로 사용하는 습관이 좋다.

예산 관리를 통해 미리 사용금액도 제한해야 한다. 이런 관리가 자신 없다면 체크카드를 활용하자. 신용카드보다 체크카드의 소득공제 혜택이 더 크다. 급여 소득자에게는 체크카드 사용이 상대적으로 유리하다. 소득이 생기면 자동이체를 통해 저축·투자가 먼저 이뤄지고 그 후 남은 돈을 지출해야 한다. 지속적으로 이런 습관이 반복되면 원하는 수준의 자금을 마련할 수 있다.
맞벌이 부부, 외벌이 수준으로 지출 줄여야…40대, 소득 20%이상 은퇴상품에 투자하라
절세상품 위주로 포트폴리오 개선

금융상품을 선택할 때 수익률 비교는 중요하다. 특히 세후 수익률로 비교해야 한다. 동일한 금리라도 세후 수익률은 세금에 따라 달라진다. 예컨대 연 3%의 금리를 일반세율 15.4% 적용시 세후 수익률은 연 2.54%다. 세금우대 9.5% 적용시 세후수익률은 연 2.72%, 저율과세 1.4% 적용시 세후 수익률은 연 2.96%, 비과세 적용시 세후 수익률은 연 3%다.

세후 수익률을 비교하면 동일 수익률을 가정할 때 비과세, 저율과세, 세금우대, 일반과세 순이다. 여기에 소득공제나 세액공제 혜택을 더한다면 수익률은 더 높아진다. 소득공제 되는 상품은 올해 도입된 이른바 소장펀드(소득공제 장기세제 펀드)가 있다. 소장펀드는 연 600만원까지 납입이 가능하다. 납입금액의 40%, 연 240만원 한도로 소득공제 혜택이 있다. 물론 총급여 5000만원 이하 근로자만 가입할 수 있다. 가입 이후 총급여가 8000만원을 넘으면 소득공제가 불가능하다.

펀드라서 원금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본인의 투자성향을 고려해 가입해야 한다. 소득공제 효과는 연 600만원 납입시 세율구간에 따라 15만8840~63만3600원까지 받을 수 있다. 비과세 상품으로는 재형저축과 저축성보험이 있다.

재형저축은 보험, 펀드, 저축으로 선택해 가입할 수 있다. 연간 1200만원까지 비과세 혜택(농특세 1.4% 부과)이 있으며 총급여 5000만원 이하 근로자, 종합소득 3500만원 이하 사업자도 가능하다. 저축성보험은 월납이 아니면 개인당 2억원 이하로 가입할 수 있다. 5년 이상 월납의 경우는 한도 제한이 없다. 저축성보험은 소득에 관계없이 누구나 가입할 수 있다. 10년 이상 유지하면 비과세 혜택이 있다.

세액공제 상품으로는 연금저축과 보장성보험을 들 수 있다. 연금저축은 근로자, 사업자 둘 다 가능하며 보장성보험은 근로자에게만 세액공제 혜택이 있다. 세액공제는 12%로 연금저축의 경우 연 400만원, 보장성보험은 연 100만원까지 가능하다.

목적별로 금융상품 준비

금융상품을 선택할 때는 수익률이나 투자기간보다 목적부터 결정하고 골라야 한다. 수익률이나 투자기간 위주로 금융상품을 고르면 제대로 목적 없이 자산을 운용하게 된다. 이러면 금융상품 만기까지 투자를 못하고 중간에 해지할 수 있다.

목적에 따라 투자기간을 세우고 금융상품을 고르면 중도 해지를 예방할 뿐 아니라 자연스럽게 단기, 중기, 장기 투자로 자금을 분산하게 된다.

생애 목적자금은 비상 자금, 내 집 마련 자금, 자녀 대학 자금, 자녀 결혼 자금, 은퇴 자금으로 나뉜다. 비상 자금은 생활비의 3~6개월 정도로 준비하는 게 좋다. 갑작스러운 이벤트가 발생하거나 실직 등의 사태에 대비하는 자금이라서 언제든지 납입할 수 있고 인출할 수 있는 초단기 금융상품인 머니마켓펀드(MMF)나 종합자산관리계좌(CMA) 등을 활용하는 것이 낫다.

자녀 대학 자금은 자녀의 대학교 입학시기에 맞춰 자금 준비를 해야 한다. 자녀가 태어나면서부터 바로 준비하면 큰 금액 부담 없이 작은 금액으로도 준비할 수 있다. 적금에 가입하면 여러 번 만기가 돌아와 계속 갈아타야 하는 번거로움이 생긴다. 펀드로 준비하면 여러 번 갈아타는 번거로움 없이 지속적으로 납입할 수 있다. 한 가지 상품보다는 다양한 상품으로 펀드 전략을 짜면 리스크를 더 줄일 수 있다.

은퇴 자금은 자금 규모도 크고 장기적으로 준비해야 한다. 일찍 시작할수록 준비가 수월해진다. 장기로 투자하면 복리효과를 누릴 수 있어 가급적이면 사회 초년생 시절에 준비하는 게 좋다. 한국인은 대부분 하나의 목적 자금이 끝나야 다른 목적을 준비한다. 결국 은퇴 자금은 자녀 결혼 자금이 끝나야 준비하게 된다는 말이다. 이렇게 순차적으로 하면 은퇴 자금 준비는 결국 은퇴를 앞둔 시점에서 하게 된다.

소득의 15% 이상은 은퇴 자산에 투자를

통계청에 따르면 한국의 가구당 보유 자산은 3억2557만원(부채 5818만원)이다. 이 중 금융자산은 8700만원이다. 은퇴 연령인 60대의 총자산은 3억1302만원이며 금융자산은 5626만원이다.

은퇴를 앞둔 50대의 총자산은 4억2787만원으로 금융자산은 1억817만원이다. 현재 60세인 한국인의 기대여명은 24.3년이다. 일반적으로 은퇴 시점에 필요한 일시금은 대략 5억원이다. 이 금액을 단순히 계산하면 은퇴 후 매월 생활비로 200만원을 약 21년간 사용할 수 있다. 소득이 없으면 60세의 경우 24년 동안 보유 금융자산 5626만원에서 생활비에 사용해야 한다.

은퇴 시점에 필요한 일시금 5억원을 기준으로 본다면 60대가 보유한 금융자산 5626만원은 은퇴 기간 동안 사용할 금액으로는 턱없이 부족하다. 50대, 60대가 보유한 금융 자산 수준은 은퇴 이후 사용해야 할 노후 생활비로는 매우 부족하다는 얘기다. 한국인의 은퇴 자금 준비는 걸음마 단계다. 재무설계가 먼저 발달한 미국에서는 은퇴 자금이 자녀 대학 자금보다 우선 순위에 있다.

은퇴 자산을 위해서는 본인 소득에서 15% 이상은 투자해야 한다. 은퇴시점에 가까워질수록 투자 비율은 점점 높여야 한다. 30대 15%, 40대 20%, 50대 30% 식이다.

인생 3대 리스크 대비해야

인생의 리스크는 크게 세 가지다. 조기 사망 리스크, 질병 리스크, 장수 리스크다. 조기 사망 리스크는 다른 리스크에 비해 가장 큰 리스크다. 집안의 가장이 자녀들이 독립하기 전에 사망하는 경우다. 충분한 자산이 없는 남은 가족들은 경제적으로 곤란을 겪게 된다. 이를 위해 가장이 종신보험이나 정기보험에 가입해 사망보험금을 준비하는 게 좋다.

사망보험금은 본인 연봉의 3~5배 이내가 적당하다. 최소 1억원 이상의 보장자산을 마련해야 한다. 1억원이라는 금액은 배우자 등 남은 가족이 생계를 위해 3년가량 준비할 수 있을 정도다.

질병 리스크는 암 등 질병으로 인해 치료비가 발생하는 경우다. 질병 리스크는 은퇴 이후 더욱 커진다. 일반적으로 평생동안 한 사람이 사용하는 의료비는 약 1억원이다. 65세 이후 절반 가까이 사용한다. 건강 리스크에 대한 대비로 암보험, 건강보험, 실손의료보험 등 보장성보험이 좋다. 평균수명이 길어지면서 보장기간도 최대한 길게 하는 게 낫다. 장수 리스크는 예상보다 수명이 길어지면서 자금이 부족해지는 상태를 말한다.

장수 리스크는 은퇴 자산에 투자하거나 종신연금으로 준비할 수 있다. 인생의 3대 리스크를 미리 준비하는 것도 꼭 필요한 재테크 전략 중 하나다.

이호원 < 미래에셋생명 은퇴설계프라자장 > lhw7007@miraeasse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