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발생한 서울 지하철 2호선 상왕십리역 추돌사고와 관련해 서울메트로 신호팀 직원이 사고 14시간 전에 이미 신호 오류를 인지하고도 이를 방치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지방경찰청 열차사고수사본부는 6일 성동경찰서에서 브리핑을 통해 “‘사고 당일인 2일 오전 1시30분께 신호 오류를 확인했지만 통상적 오류로 여겨 적극적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서울메트로 신호 기계실 직원의 진술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이는 당초 서울시와 서울메트로가 지난 3일 사고원인 분석 발표에서 사고가 난 2일 오후까지 신호 오류를 몰랐다고 한 주장과 배치되는 것이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오전 1시께 서울메트로 측에서 신호 데이터 변경작업을 마친 뒤 오전 3시부터 신호 오류가 발생해 사고 시점인 2일 오후 3시까지 오류가 지속된 것으로 확인됐다.

만약 신호기 오류가 일어나지 않았다면 상왕십리역에 선행 열차가 정차한 경우 후행 열차 기준으로 신호기 3개는 주의-정지-정지 순으로 표시돼야 한다. 그러나 실제로는 오류로 인해 진행-진행-정지 순으로 표시됐다. 열차자동정지장치(ATS)는 신호기가 정지나 주의로 나타나면 작동하지만, 진행으로 표시되면 작동하지 않는다. 후행 열차 기관사 엄모씨는 정지 신호를 상왕십리역 122m 앞에서야 뒤늦게 보고 급제동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선행 열차가 스크린도어를 3회 열고 닫으며 1분30초나 출발이 지연됐음에도 관제소에 이를 보고하지 않았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또 종합관제소가 이 사실을 알지 못한 데 대한 과실 여부 등에 대해서도 조사 중이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