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담금 때문에 리모델링에 반대하는 주민도 일부 있었지만 시범단지로 선정된 이후 그런 얘기가 쏙 들어갔습니다. 주민 동의서도 한 달 만에 50% 넘게 받았어요.”(김명수 분당 느티마을 3·4단지 리모델링추진위원장)

수직증축 리모델링이 허용됨에 따라 경기 성남시 분당신도시에선 시범단지를 중심으로 설계·용역업체를 선정하는 등 사업 추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성남시는 별도의 리모델링 전담 조직을 만드는 등 본격적인 행정 지원에 나섰다. 평촌 산본 등 다른 1기 신도시 리모델링 추진 단지들도 사업 재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속도 붙은 분당, 시동 거는 평촌·산본…20년 넘은 '1기 신도시' 리모델링 확산
○성남시 리모델링팀 신설

1990년대 초반 완공된 아파트가 많은 수도권 1기 신도시 중에서 리모델링이 가장 활발한 곳은 분당이다. 리모델링 시범단지를 중심으로 사업이 본격화되고 있다. 기존 가구 수 대비 15%까지 늘릴 수 있게 되면서 사업성이 개선됐기 때문이다. 느티마을 3·4단지는 성남시와 공동으로 설계사무소와 행정용역업체 선정작업에 들어갔다.

지난달 시로부터 ‘공공지원 시범단지’로 선정돼 용역업체 입찰도 성남시가 직접 공고한다. 조합 구성에 드는 용역비, 조합장·임원 선거에 드는 비용을 시에서 지원받게 돼 주민들도 반기는 분위기다. 구정화 느티마을 3·4단지 리모델링추진위원은 “다음달께 설계업체가 선정되면 설계안을 갖고 조합 설립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분당신도시 ‘무지개마을 4단지’는 시범단지 선정 동의서를 받느라 분주하다. 시범단지로 선정됐지만 성남시의 공공지원을 받으려면 주민 동의율이 50%를 넘어야 해서다. 추진위 관계자는 “이달까지 동의서를 모두 받아 공공지원 요건을 만족시킨 후 전문 정비사업자를 뽑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평촌 산본도 리모델링 재개

평촌과 산본 등 다른 1기 신도시에서도 사업성이 좋은 아파트를 중심으로 조합 설립이나 시공사 선정을 서두르고 있다. 안양시 평촌신도시 ‘목련2단지’는 2011년 쌍용건설을 시공사로 선정했지만 최근 쌍용건설이 법정관리를 신청하자 시공사 변경을 준비 중이다. 이형욱 목련2단지조합장은 “1년 전부터 수직증축 리모델링 시행에 대비해 설계안을 만들었지만 시공사가 사업을 추진하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돼 쌍용건설과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군포시 산본신도시 ‘세종 6단지’도 조합 설립을 준비 중이다. 최평인 세종6단지 리모델링추진위원장은 “오는 23일 주민설명회를 시작으로 조합 설립을 위한 주민 동의서를 받을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분당 평촌 산본 등을 중심으로 수직증축 리모델링 추진이 본격화됨에 따라 수도권 리모델링 시장이 활성화될 것으로 건설업계는 전망했다. 윤영선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사업성이 충분한 서울 강남권과 분당 아파트의 리모델링이 본격화될 경우 고양시 일산과 부천시 중동 등 다른 1기 신도시들의 사업 추진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내다봤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