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수 글로텍 사장이 충주공장 생산라인에서 프리즘 가공기 공정을 설명하고 있다. 최승욱 선임기자
최수 글로텍 사장이 충주공장 생산라인에서 프리즘 가공기 공정을 설명하고 있다. 최승욱 선임기자
디스플레이 부품업체인 글로텍이 충북 충주시 대소원면에 120인치 TV용 초박막 복합광학시트를 양산할 수 있는 공장을 완공해 9일 준공식을 한다. 200여억원을 들여 공장을 지었고 직원 수도 130여명에서 150여명으로 늘렸다.

최수 글로텍 사장은 “혁신적인 디스플레이 부품으로 세계 시장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국내 생산이 더 적합한 선택”이라며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에 대비해 땅값이 싸고 세제 혜택도 주는 충주기업도시에 공장을 지었다”고 설명했다.

○두께 45% 줄인 제품 개발

글로텍이 생산하는 광학시트는 초박막 액정표시장치(TFT LCD)의 백라이트유닛(BLU)에 들어가는 핵심 부품이다. 폴리에스테르(PET) 필름에 수지(樹脂)를 바르는 과정에서 집광(集光) 효과를 높여주는 삼각형 모양의 프리즘을 형성한 뒤 경화(硬化)시킨 광학용 필름이다.

글로텍은 기존 제품보다 두께를 45% 줄인 최첨단 제품을 2011년 초 세계 처음으로 내놓았다. 글로텍은 2007년 정부로부터 받은 부품소재 국산화지원자금 13억원을 포함, 100억원을 투입한 끝에 자체 기술로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0.6㎜에 이르는 두 장의 시트를 0.33㎜ 시트 한 장으로 대체한 제품이다. 종전에는 LCD용 백라이트유닛을 생산할 때 프리즘시트와 확산시트 등 3~4장을 쌓아 조립했지만 복합시트를 채택하면 1~2장이면 충분하다.

신제품의 특성을 잘 이해한 삼성전자가 개발 초기부터 설계 협력으로 문제점을 개선한 뒤 대량으로 사들인 데 힘입어 글로텍은 출시 3년 만에 업계를 선도하는 위치로 올라섰다.

○올해 매출 1000억원 넘을 듯

글로텍은 그동안 충북 진천 임대공장에서 60인치 이하 TV용 초박막 복합광학시트를 만들어왔다. 진천 임대공장에선 TV용 시트를 월 120만장가량 생산했지만 충주공장에서는 라인을 종전 2개에서 4개로 늘린 덕분에 월 500만장 이상 양산할 수 있게 됐다고 회사 측은 강조했다.

글로텍은 이미 공급 중인 국내 TV 제조사의 주문에 신속히 대응하는 것은 물론 5월 말부터 일본 및 중국의 모바일 PC 제조사에도 수출을 시작한다. 지난해 글로텍 매출은 200억원이었지만 올해는 국내외 판매 급증으로 1000억원이 넘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제조공정 단축·생산성 향상

최 사장은 국내에 공장을 지은 것에 대해 “2005년 10월 중국 현지공장에서 생산한 프리즘시트가 많은 흠집으로 막대한 손해를 입은 뒤 고민을 거듭했다”고 말했다. 국내 공장이 완공됨에 따라 제조 공정이 단축돼 생산성이 높아지고 두께도 얇아질 것으로 최 사장은 기대했다. 개발 과정에서 획득한 원천기술에 대한 특허 8개도 한국 일본 대만 중국 미국에 등록했다.

최 사장은 “충주시 협조로 20명을 충원했으며 앞으로도 30여명을 더 뽑을 계획”이라며 “최신설비와 기술개발력을 바탕으로 신제품을 내놓아 복합광학시트업계에서 글로벌 1위 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충주=최승욱 선임기자 swch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