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쉬, 128년 쉼없는 기술진화…車부품 넘어 '사물인터넷' 중심에 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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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st Practice - 車부품·전자기기 명가 독일 '보쉬'
ABS·EPS…자동차 기술 선도
100년 전통 직업훈련이 원동력
위기때 신속한 구조조정
e바이크·반도체 등 투자로 3%대 견고한 성장 지속
인터넷 기기간 연결에 주목
'MEMS' 스마트폰 절반에 탑재
첨단센서 기업으로 발돋움
ABS·EPS…자동차 기술 선도
100년 전통 직업훈련이 원동력
위기때 신속한 구조조정
e바이크·반도체 등 투자로 3%대 견고한 성장 지속
인터넷 기기간 연결에 주목
'MEMS' 스마트폰 절반에 탑재
첨단센서 기업으로 발돋움
공구상자에서 전기드릴을 꺼내거나 자동차를 주차할 때,또는 스마트폰을 사용할 때 우리는한 회사의 기술을 경험한다.
128년 역사를 자랑하는 독일 전기·전자기기 및 자동차부품회사 보쉬(Bosch)다.전 세계 28만1000명의 직원과 지난해 464억유로(약 66조원)의 매출을 달성한 보쉬는 독일 슈투트가르트 인근의 작은 작업장에서 1886년 사업을 시작했다. 자동차 부품과전자기기 분야에서시대를 앞서가는 기술을 개발한 보쉬는 세계 시장을 선도하며승승장구했다.
위기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보쉬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시장 불황으로 부품 수요가 줄면서 위기에 봉착했다. 보쉬는 위기를피하려 하지않았다.실적 부진의 문제점을 찾아 개선했고 새로운 먹거리를 찾기 위해 연구개발을 게을리하지 않았다. 민첩한 대응으로 위기를 극복해냈고 지금은 사물인터넷(IoT·Internet of Things) 시대의 중심 기업으로발돋움하고 있다.
자동차 부품 업계의 명가
보쉬는 자동차 분야에서 100년 넘게 시대를 앞서가는 기술 진보를 이뤄왔다. 1897년 자동차 부품을 처음 생산한 이래로 보쉬 기술진은 1978년 잠김방지제동시스템(ABS), 1980년 전자식 에어백 시스템 등을 개발해 자동차기술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 1995년 개발한 전자식 주행안전장치(EPS) 역시 보쉬를 통해 세상의 빛을 보게 된 기술이다. 보쉬가개발한 기술들은더 안전한 자동차를 만드는 데 이바지했다. 높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보쉬는 지난해 전 세계에서 약 5000건의 특허를 취득했다.
보쉬는기술개발과 더불어 직원교육에 많은 관심을 기울인다. 보쉬의 창립자인 로버트 보쉬는 “사업의 미래와 기술 진보는 역량 있는 기술자를얼마나 잘 훈련하는가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보쉬는 기술개발을 위한 체계적이고 10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보쉬는 직업훈련 부서를 1913년 처음으로 설립했다. 이후 10만명이 넘는 청년들이 보쉬가 제공하는 교육 프로그램으로 직장생활을 시작했다. 현재는 세계적으로 50여개의 교육장에서 6500명 이상의 젊은이들이 보쉬의 직업훈련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보쉬는 체계적인교육제도를 통해세계 각국에서 균일한제품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민첩한 대응으로 위기 극복
자동차 전자부품 시장에서 선도적 기업으로 군림하던 보쉬는 위기에 직면했다.신사업으로 진출한태양광 부문에서손실이 지속됐고,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자동차 산업의 불황이 매출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자동차 부품 부문의 수요 감소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그 결과2009년 보쉬는 2차 세계대전 이후 60여년 만에 처음으로 손실을 기록했다.
보쉬는 위기 극복에 민첩하게 나섰다. 사업부문 조정을 통해 경영 효율화를 꾀하는 한편 연구개발을 통한 기술력 확보에 매진했다.
우선 적자를 기록하던 크리스털라인 태양광 사업에서 과감히 철수했다. 또신흥국 시장을 중심으로 전통적인 자동차 부품 부문을 강화하고 새로운 사업 영역 확보에 몰두했다.
이를 위해 아시아와북미 지역의 사업부문을 확장했고 독일 로이틀링엔에 2010년 6억유로 규모의 반도체 제조공장을 건설했다. 회사 역사상 단일 투자로는 가장 큰 규모였다. 또 사업부문 확대를 위해 사원들의 의견을 적극 수용했다. 두 명의 사원이 낸 아이디어를 받아들여 전자식자전거(eBike)를 생산했다. 2011년 양산을 시작한 전자식자전거는 지난해 1억유로 규모의 매출을 올릴 정도로 성장했다.
보쉬의 위기 극복 노력은 경영 실적 개선으로 이어졌다. 올해 1분기(1~3월) 인도에서 보쉬의 순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5.3% 증가했다. 중국에서는 작년 한 해 동안 연 18%의 이익 성장률을 기록했다.지난 3월 파이낸셜타임스(FT)는 “보쉬의기민한 대응이 마치실리콘밸리 벤처기업들의 움직임 같다”며“위기에적절히대응한 결과 보쉬는 3%대의 견고한 성장을 기록했다”고 평가했다.
사물인터넷 시대 연결 세상의 중심 기업
이제 보쉬는 사물인터넷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폴크마 덴너 보쉬그룹 회장은 인터넷에 연결된 기기가 상호 간에 정보를 주고받아 처리하는 사물인터넷 시대에는 ‘연결성’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그는 “인터넷이 가져온변화는 우리의 예측을 뛰어넘었고 미래의 발전 양상도 예측 불가능할 것이다. 따라서 연결된 세상에 대처하려면 빠르고 민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쉬는 사물인터넷 시대에 맞는 기술을얻기 위해노력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미세전자기계시스템(MEMS) 센서다.MEMS 센서는 가로·세로 2.5㎜ 수준의 작은 반도체직접회로 안에 기구 구조물을 함께 탑재해 물리적인 움직임의 변화를 전기 신호로 변환해주는역할을한다.스마트폰에 필수로 쓰이는 자이로스코프, 지자기, 가속도 센서 등에 MEMS 기술이 활용된다. MEMS 센서는 온도와 습도 압력 등을 자체적으로 인지하고 반응해서 각종 기기를 ‘스마트’하게 만들어준다.
이미 세계 스마트폰의 절반 이상에 보쉬의 MEMS 센서가 탑재돼 있다. 지난해 보쉬는 10억개 이상의 MEMS 센서를 생산했다. 2012년 6억개 생산보다 60% 이상 성장한 것이다. 매출 기준으로 보쉬는 이미 세계에서 가장 큰 센서회사다.
보쉬는 또 사업부문 간 경계를 넘나들며 연결된 세상에 적용할새로운 사업을 시도하고 있다. 보쉬는 커넥티드 빌딩, 커넥티드 이동수단, 커넥티드 에너지 등 다양한 사업부문을 운영 중이다. 보쉬는 또 지난해 11월부터 모나코 3.0(Monaco 3.0) 시험 프로젝트를 통해도시 전역을 디지털 네트워크로 연결하는 기술을 시험하고 있다.덴너 회장은 “연결성이라는 화두의 핵심 동력은 협업”이라고 말했다.
덴너 회장은 “보쉬의 광범위한 입지와 기술적 전문성이 직원들의 창의력 및 적극성과 결합하면 혁신과 성장을 이끌 수 있는 필수적인 동력이 된다”고 말했다. 그는 “모든 직원이 기업가정신을 갖고 실패를 배움의 한 과정이라고 생각하는 문화가 정착될 때 성공의 핵심 요소가 마련된다”며 “우리는 새로운 영역으로 과감하게 진출하고 장벽을 허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순신 기자 soonsin2@hankyung.com
128년 역사를 자랑하는 독일 전기·전자기기 및 자동차부품회사 보쉬(Bosch)다.전 세계 28만1000명의 직원과 지난해 464억유로(약 66조원)의 매출을 달성한 보쉬는 독일 슈투트가르트 인근의 작은 작업장에서 1886년 사업을 시작했다. 자동차 부품과전자기기 분야에서시대를 앞서가는 기술을 개발한 보쉬는 세계 시장을 선도하며승승장구했다.
위기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보쉬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시장 불황으로 부품 수요가 줄면서 위기에 봉착했다. 보쉬는 위기를피하려 하지않았다.실적 부진의 문제점을 찾아 개선했고 새로운 먹거리를 찾기 위해 연구개발을 게을리하지 않았다. 민첩한 대응으로 위기를 극복해냈고 지금은 사물인터넷(IoT·Internet of Things) 시대의 중심 기업으로발돋움하고 있다.
자동차 부품 업계의 명가
보쉬는 자동차 분야에서 100년 넘게 시대를 앞서가는 기술 진보를 이뤄왔다. 1897년 자동차 부품을 처음 생산한 이래로 보쉬 기술진은 1978년 잠김방지제동시스템(ABS), 1980년 전자식 에어백 시스템 등을 개발해 자동차기술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 1995년 개발한 전자식 주행안전장치(EPS) 역시 보쉬를 통해 세상의 빛을 보게 된 기술이다. 보쉬가개발한 기술들은더 안전한 자동차를 만드는 데 이바지했다. 높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보쉬는 지난해 전 세계에서 약 5000건의 특허를 취득했다.
보쉬는기술개발과 더불어 직원교육에 많은 관심을 기울인다. 보쉬의 창립자인 로버트 보쉬는 “사업의 미래와 기술 진보는 역량 있는 기술자를얼마나 잘 훈련하는가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보쉬는 기술개발을 위한 체계적이고 10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보쉬는 직업훈련 부서를 1913년 처음으로 설립했다. 이후 10만명이 넘는 청년들이 보쉬가 제공하는 교육 프로그램으로 직장생활을 시작했다. 현재는 세계적으로 50여개의 교육장에서 6500명 이상의 젊은이들이 보쉬의 직업훈련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보쉬는 체계적인교육제도를 통해세계 각국에서 균일한제품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민첩한 대응으로 위기 극복
자동차 전자부품 시장에서 선도적 기업으로 군림하던 보쉬는 위기에 직면했다.신사업으로 진출한태양광 부문에서손실이 지속됐고,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자동차 산업의 불황이 매출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자동차 부품 부문의 수요 감소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그 결과2009년 보쉬는 2차 세계대전 이후 60여년 만에 처음으로 손실을 기록했다.
보쉬는 위기 극복에 민첩하게 나섰다. 사업부문 조정을 통해 경영 효율화를 꾀하는 한편 연구개발을 통한 기술력 확보에 매진했다.
우선 적자를 기록하던 크리스털라인 태양광 사업에서 과감히 철수했다. 또신흥국 시장을 중심으로 전통적인 자동차 부품 부문을 강화하고 새로운 사업 영역 확보에 몰두했다.
이를 위해 아시아와북미 지역의 사업부문을 확장했고 독일 로이틀링엔에 2010년 6억유로 규모의 반도체 제조공장을 건설했다. 회사 역사상 단일 투자로는 가장 큰 규모였다. 또 사업부문 확대를 위해 사원들의 의견을 적극 수용했다. 두 명의 사원이 낸 아이디어를 받아들여 전자식자전거(eBike)를 생산했다. 2011년 양산을 시작한 전자식자전거는 지난해 1억유로 규모의 매출을 올릴 정도로 성장했다.
보쉬의 위기 극복 노력은 경영 실적 개선으로 이어졌다. 올해 1분기(1~3월) 인도에서 보쉬의 순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5.3% 증가했다. 중국에서는 작년 한 해 동안 연 18%의 이익 성장률을 기록했다.지난 3월 파이낸셜타임스(FT)는 “보쉬의기민한 대응이 마치실리콘밸리 벤처기업들의 움직임 같다”며“위기에적절히대응한 결과 보쉬는 3%대의 견고한 성장을 기록했다”고 평가했다.
사물인터넷 시대 연결 세상의 중심 기업
이제 보쉬는 사물인터넷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폴크마 덴너 보쉬그룹 회장은 인터넷에 연결된 기기가 상호 간에 정보를 주고받아 처리하는 사물인터넷 시대에는 ‘연결성’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그는 “인터넷이 가져온변화는 우리의 예측을 뛰어넘었고 미래의 발전 양상도 예측 불가능할 것이다. 따라서 연결된 세상에 대처하려면 빠르고 민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쉬는 사물인터넷 시대에 맞는 기술을얻기 위해노력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미세전자기계시스템(MEMS) 센서다.MEMS 센서는 가로·세로 2.5㎜ 수준의 작은 반도체직접회로 안에 기구 구조물을 함께 탑재해 물리적인 움직임의 변화를 전기 신호로 변환해주는역할을한다.스마트폰에 필수로 쓰이는 자이로스코프, 지자기, 가속도 센서 등에 MEMS 기술이 활용된다. MEMS 센서는 온도와 습도 압력 등을 자체적으로 인지하고 반응해서 각종 기기를 ‘스마트’하게 만들어준다.
이미 세계 스마트폰의 절반 이상에 보쉬의 MEMS 센서가 탑재돼 있다. 지난해 보쉬는 10억개 이상의 MEMS 센서를 생산했다. 2012년 6억개 생산보다 60% 이상 성장한 것이다. 매출 기준으로 보쉬는 이미 세계에서 가장 큰 센서회사다.
보쉬는 또 사업부문 간 경계를 넘나들며 연결된 세상에 적용할새로운 사업을 시도하고 있다. 보쉬는 커넥티드 빌딩, 커넥티드 이동수단, 커넥티드 에너지 등 다양한 사업부문을 운영 중이다. 보쉬는 또 지난해 11월부터 모나코 3.0(Monaco 3.0) 시험 프로젝트를 통해도시 전역을 디지털 네트워크로 연결하는 기술을 시험하고 있다.덴너 회장은 “연결성이라는 화두의 핵심 동력은 협업”이라고 말했다.
덴너 회장은 “보쉬의 광범위한 입지와 기술적 전문성이 직원들의 창의력 및 적극성과 결합하면 혁신과 성장을 이끌 수 있는 필수적인 동력이 된다”고 말했다. 그는 “모든 직원이 기업가정신을 갖고 실패를 배움의 한 과정이라고 생각하는 문화가 정착될 때 성공의 핵심 요소가 마련된다”며 “우리는 새로운 영역으로 과감하게 진출하고 장벽을 허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순신 기자 soonsin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