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정치는 정치, 경제는 경제…한·일 경제인 자주 만나야
한·일 재계 인사들이 오는 14일부터 이틀간 도쿄에서 대규모 회의를 연다. 한일경제협회가 일한경제협회와 공동 주최하는 한·일 경제인회의다. ‘21세기를 아시아의 세기로’라는 주제 아래 미래지향적인 협력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한다. 양국 관계가 더할 수 없이 경색돼 있는 상황이다. 매년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열리는 정례회의지만, 양국 경제계 리더들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어김없이 모여 머리를 맞대고 협력을 모색한다는 것 자체가 반가운 일이다.

한·일 관계가 이상 냉각되면서 경제적 타격도 커지고 있다. 당장 대일 수출과 수입 모두 감소세가 뚜렷하다. 수출은 지난 4월 사상 두 번째로 월간 500억달러를 돌파했지만, 대일수출은 1.1%나 줄었다. 이에 따라 대일수출 비중은 5.5%로 떨어졌다(그래프 참조). 대일수입 비중도 2012년에 비해 2%포인트 낮아졌다. 엔저 및 원고 영향이 있다지만 양국 간 교역 축소는 서로에게 결코 좋을 게 없다. 더욱이 지난해 일본의 대한투자액은 40.8%, 일본 관광객은 22%나 줄었다. 일본 관광객은 올해도 3월까지 14% 감소했고, 대목이라던 최근의 골든위크 때조차 10% 정도까지 줄었다고 한다. 무역 투자 내수 등 전반에 미치는 여파가 적지 않다.

떼려야 뗄 수 없는 것이 한·일 관계다. 당면 현안인 북핵 대응은 물론, 전략적 과제인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문제도 결국 정부 차원에서 머리를 맞댈 수밖에 없다. 게다가 한국과 일본은 아시아 지역에서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함께 추구하는 대표적인 국가다. 지금 같은 긴장관계가 지속될 수 없고, 그렇게 해서 득이 될 것도 없다. 적어도 경제분야는 분리해서 대응하는 것이 실질적이다. 정치·외교적으로 민감한 사안은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고 봐야 한다. 경제인들부터 자주 모여야 한다. 그것에서부터 관계 정상화의 실마리를 찾아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