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이 세월호 참사에 대한 진상규명과 대책마련을 국회 주도로 이끌어가기 위한 본격적인 채비에 들어갔다.

이제까지는 사고 수습에 힘을 보태고 희생자를 애도하는 데 중점을 뒀다면, 앞으로는 사태의 진상을 밝혀내고 책임자를 가리는 방향으로 무게 중심을 조금씩 옮기는 모습이다.

여기에는 정부의 '무능과 무책임'을 집중적으로 부각함으로써 6·4 지방선거와 7·30 재·보선 등 향후 정국 주도권을 잡겠다는 계산이 깔린 것으로 분석된다.

안철수 공동대표는 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국회가 중심이 돼 참사가 반복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했고, 김한길 공동대표도 "5월에는 모든 관련 상임위에서 참사에서 드러난 문제를 가려내야 한다"며 '세월호 국회'에 돌입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밝혔다.

박영선 신임 원내대표도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5월 국회 소집과 특별법 마련을 제안한 데 이어 이날도 "'세월호 국회'를 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인 진상규명 방법으로는 국정조사와 특검 도입이 거론된다.

우원식 최고위원은 KBS라디오 '안녕하십니까 홍지명입니다'에 나와 "5월에는 상임위에서 청문회 등을 통해 조사를 거치고, 6월에는 국정조사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우 최고위원은 새누리당의 '수습 후 국정조사' 주장에 대해 "하기 싫은 속내가 반영된 것", "한가하게 시기를 정리할 상황이 아니다"라고 비판한데 이어 "합동수사본부는 국민의 신뢰를 잃었다"며 특검 도입도 촉구했다.

박 원내대표는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특검의 문제는 전적으로 검찰에 달렸다.

얼마나 정확히 수사해 국민의 신뢰를 받느냐의 문제"라며 "지금까지 수사는 비판의 여지가 있다.

의혹을 해소할 만큼 수사했는지 등을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일부에서 정치권의 개입을 부정적으로 보는 데 대한 반박도 나왔다.

김근 최고위원은 회의에서 "여당은 특검 요구를 정쟁으로 치부하는데, (국민이) '또 싸움질이구나'라며 싫증내기를 바라는 것"이라며 "그러나 현실은 엄중하다.

유가족과 실종자 가족이 특검을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의원들도 진상규명과 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를 잇따라 열고 있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야당 의원들과 의원모임인 '국회 혁신교육포럼', '교육에서 희망을 찾는 국회의원 모임'은 이날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수학여행 및 학교안전 제도개선'을 주제로 간담회를 가졌다.

당 여객선침몰사고대책위 진상조사팀도 이날 오후 '침몰사고 진상규명 및 제도개선을 위한 긴급 토론회'를 열고 공길영 한국해양대 교수와 박종환 목포대 조선공학과 교수 등 전문가들로부터 정책에 대한 조언을 듣는다.

한경닷컴 뉴스룸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