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가입률이 1989년 19.8%에서 2012년 10.3%로 반토막이 났다고 한다. 2010년엔 한 자릿수(9.8%)까지 떨어졌다가 복수노조가 도입되면서 그나마 소폭 반등한 것이다. 근로자 10명 중 고작 1명만 노조에 가입해 있는 것이 한국 노동계의 현실이다. 노조 기반이 강하다는 영국(26.0%)은 물론 미국(11.3%), 일본(17.9%)보다 낮다.

그럼에도 한국의 노조가 강성인 것은 세계적으로 유명하다. 노조조직이 대부분 대기업, 금융회사와 공공부문에 집중된 탓일 게다. 조합원 1000명 이상 대형 노조가 숫자로는 4.1%(211개)에 불과하지만 조합원수론 전체의 72.4%(약 129만명)에 이를 정도다. 노동운동이 대형 노조 위주의 ‘그들만의 리그’가 된 이유다.

노조가입률이 계속 떨어지는 원인은 서비스업 중심의 산업구조 변화, 근로자의 고령화에서 찾을 수 있다. 하지만 보다 근본적인 원인은 노조의 권력화에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노동시장 최상층부가 정치투쟁을 통해 정규직의 이익과 노조권력만을 강화해온 것이 소위 ‘87 체제’ 이후 27년간의 노동운동 과정이었다. 그 결과 조직화된 정규직의 힘이 커지고 노조권력이 강해질수록 비정규직 처우는 더욱 악화되는 모순을 고착화시킨 것이다.

비정규직, 청년 일자리 등 노동문제의 해법은 너무도 자명하다. 친노동계 성향 학자였던 김대환 노사정위원장이 한경과의 인터뷰에서 “노조가 기득권을 양보하지 않으면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강조한 것이 바로 그것이다. 한국 노동시장의 비정규직 비율이 높은 것은 노동시장 유연성이 부족한 탓이며, 해고 자유가 보장돼야 일자리가 늘어난다는 게리 베커 교수의 6년 전 조언도 새삼스럽다. 세상은 다 변했는데 한국 노조만 그대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