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窓] 5월 한국 증시가 매력 없는 이유
지난달 외국인이 주식을 사들일 때 시장은 반신반의했다. 외국인 매수세가 지속될 것이란 전망도 있었지만 사실 기대가 크지 않았다. 장기적으로는 한국 주식을 계속 내다 팔 것이란 판단 때문이다. 그만큼 한국 시장의 매력이 없어졌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2003년 우리 시장에 열광했다. 그해 5월 이후 연말까지 외국인이 시가총액의 10.3%에 해당하는 주식을 사들였다. 지금의 시가총액으로 환산하면 1년간 하루도 빼놓지 않고 매일 4500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수한 셈이다.

당시 외국인은 기업 구조조정 이후의 이익 개선 흐름에 비해 주가가 저평가돼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2003년 주가수익비율(PER)은 6~7배 수준으로 낮았다.

문제는 그 이후다. 2010년 이후 기업 이익이 정체되면서 외국인들이 주식을 내다 팔기 시작했다. 시가총액의 35%를 넘는 보유액 규모도 문제다. 이런 상황에서 벗어나려면 기업이 돈을 더 벌든지, 아니면 주가가 떨어져 상대적으로 시장 매력도가 높아져야 한다. 원화 절상이 외국인 매수를 촉발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기대도 있다. 그러나 외환위기처럼 환율이 급변동한 때를 제외하고 둘 사이에 상관관계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것은 이미 증명된 사실이다.

주가가 3년 가까이 정체돼 있다. 거래가 줄어드는 건 당연하다. 특정 주체의 매매가 주가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5월은 외국인 매도로 인한 악영향을 견뎌내야 하는 시간일 것 같다.

이종우 < 아이엠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