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여파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노동절 연휴(4월30일~5월4일) 동안 한국을 찾은 유커(遊客·중국인 관광객)는 지난해보다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일본의 골든위크(4월25일~5월6일) 동안 일본인 방한객은 선박여행 예약이 대거 취소되면서 크게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中 노동절 5일간의 황금연휴 특수…유커 8만4000명 몰려왔다
9일 한국관광공사 관계자는 “중국 노동절 연휴인 5일간 중국인 입국자가 지난해 같은 기간(4월28일~5월2일) 5만632명보다 65.3% 늘어난 8만4000명에 달했다”고 밝혔다. 중국인 관광객은 올 들어 1월에는 19만6371명, 2월 24만9698명, 3월 27만6479명에 달해 매달 10% 이상씩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노동절 기간 중국인 관광객이 지난해보다 급증한 것은 중국인들이 즐겨 찾는 태국 말레이시아가 소요사태와 항공기 실종사건 등으로 어수선해지면서 유커들이 행선지를 한국으로 바꾼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유커 대부분은 비행기로 입국해 세월호 선박 사고가 큰 영향을 주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서영충 한국관광공사 중국팀장은 “‘별에서 온 그대’ 등 한류 드라마가 중국에서 큰 인기를 누리고 암웨이를 비롯해 수만명에 이르는 대규모 인센티브(기업보상여행) 관광객 등이 들어온 것도 유커가 급증하는 데 큰 몫을 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일본의 골든위크에 한국을 방문한 일본인은 지난해 같은 기간(10만5000명)보다 24% 줄어든 8만2000명으로 파악됐다. 정진수 한국관광공사 일본팀장은 “일본인 관광객이 줄어든 것은 경색된 한·일관계가 그대로 반영된 데다 최근 일본의 소비세가 8%로 올라 해외여행 자제 분위기가 확산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정 팀장은 “하카타항에서 배를 타고 한국으로 들어오는 일본인들이 세월호 사고 때문에 무더기로 예약을 포기한 것도 원인이 됐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달 인천공항을 통해 들어온 외국인(관광·비즈니스 등 포함)도 약 72만명으로 월 기준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법무부 인천공항출입국관리사무소는 4월 한 달 동안 인천공항을 통한 외국인 입국자가 71만9857명으로, 작년 같은 기간 대비 29.1%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기존 최고 기록은 작년 8월의 68만8548명이었다.

최병일 여행·레저전문기자 skycbi@hankyung.com